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겨우 두 달 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물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했던 시민단체조차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태가 이렇게 번진 이유는 정부가 먹거리 문제에 예민해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 크다.
성난 민심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온라인에 번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움직임을 통해서였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방침에 화난 누리꾼들은 급기야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요구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1일 하루에만 20만명 넘게 서명했고, 이날까지 6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심의 분노는 단순히 먹거리 문제에만 국한되진 않았다.
정부 출범 뒤 나온 각종 정책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졌고, 참가자들의 구호도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해졌다.
청소년들은 집회 내내 ‘0교시 폐지, 우열반 없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생 강아연(15)양은 “0교시가 싫은데 억지로 시키니까 공부도 안되고, 아침밥을 먹을 권리를 왜 빼앗아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유수현(18)양은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두 달을 보낸 것 같다”며 “말로는 경제 성장을 강조하지만 실제 서민들의 경제는 생각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미 쇠고기, 정치적 접근 말라"
여권은 2일 일제히 '광우병 괴담' 진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정례회동에서 이 문제를 최우선 화두로 삼았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원칙론을 밝힌 데 이어, 16개 시·도지사를 대상으로 한 국정설명회에서도 "쇠고기를 처음 개방하는 것도 아니고 옛날 개방했던 게 중지된 것을 재개하는 것인데 역사에 없던 걸 처음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강 대표의 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번 쇠고기 수입 재개는 광우병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이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지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겠다는 전 정권의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영국에서는 광우병이 18만건이 발생했으나 미국에서는 3건 발생했으며, 전 세계 90여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 회의도 광우병 괴담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한 의원이 최근 "한국인은 유전자 구조가 취약해서 95%가 광우병이 발병할 수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소개하며, "미국 쇠고기를 먹는 미국 유학생이나 재미교포들이 수백만명이 넘는데 한 명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특정 공중파를 지칭하면서 "광우병 괴담으로 혹세무민하고 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정례 당선인 모친 영장 기각
친박연대 양정례 당선인의 어머니 김순애(58)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홍승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딸(양정례 비례대표 당선인)의 공천 대가로 금품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김씨에 대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홍 부장판사는 “김씨의 주거가 일정하고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와 김씨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에 비춰볼 때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홍 부장판사는 “김씨는 친박연대의 요청에 따라 당의 공식 계좌에 실명으로 송금했고 이런 송금 내역은 선거 후 정당의 신고를 거쳐 일반에 열람된다”고 말했다.
또 “김씨가 친박연대에 제공한 돈 이외에 달리 공천과 관련해 당직자 등에게 금품을 교부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영장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향후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며 “현재로선 영장 재청구 여부를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당초 검찰이 법원에 청구했던 영장에는 김씨가 공천 전 서청원 대표를 만나 당 선거비용 중 상당부분을 공천 대가로 납부키로 약속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김씨는 딸을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하는 대가로 3월 27일 1억원, 3월 28일 14억원 등 네 차례에 걸쳐 17억원을 특별당비와 대여금 등의 명목으로 친박연대 측에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서청원 대표에게 5일까지 출석해 달라고 소환을 공식 통보했다.
李대통령“일률적인 혁신도시 옳지 않아”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공기업 지방 이전 문제와 관련, "민영화된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히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국정설명회에서 "기능이 중복되거나 민간에 이양해야 할 공기업들을 지역균형 발전 때문에 (개혁을) 안 한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통폐합, 민영화 등의 개혁은 국가 장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혁신도시로 이전이 확정된 공공기관도 지방 차별화 전략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해 공기업 재배치가능성을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노무현 정권에서 추진된 혁신도시 설립 계획을 수정,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北 “6·15행사 금강산서 열자” 장소 수정 제의
북한이 6·15 공동선언 8주년 기념 공동행사를 금강산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남북은 지난해 11월 제1차 총리회담에서 올해 6·15 행사를 당국과 민간의 참여 하에 서울에서 개최키로 합의한 바 있다.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관계자는 2일 “오늘 개성에서 북측위원회와 6·15 행사 개최방안을 협의한 자리에서 북측이 ‘여러가지 여건으로 봐서 서울에서 하는 것이 어렵다’며 금강산에서 6월 15~16일 여는 방안을 제의했다”고 전했다.
북측의 개최 장소 수정 제의는 지난해 10·4 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에 대한 이행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남측 정부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6·15 행사는 민간 행사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