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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힐러리, '천군만마' 얻었다

입력 : 2008.04.21 13:18

남편 탄핵의 장본인이 지지 선언…FT는 오바마 손 들어줘


위기에 빠진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이 의미있는 우군을 얻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탄핵위기로 몰아넣으며 줄곧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신문인 피츠버그 트리뷴-리뷰가 펜실베이니아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두고 힐러리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

이 신문은 20일 사설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되기에는 경험이 너무 일천하며, 특히 소도시에 사는 유권자를 비하한 그의 최근 발언은 중산층의 가치에 대한 존중의 부재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힐러리는 주지사와 대통령의 부인, 그리고 자력에 의한 재선 상원의원으로 훨씬 풍부한 국정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대비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힐러리는 핵심 사안들에 대한 확실한 투표 전력이 있다면서 최소한 우리는 힐러리에 대한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가 주요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인 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츠버그 트리뷴-리뷰의 오너 겸 발행인으로 억만장자인 리처드 멜런 스카이프는 지난 1990년대에 사재를 털어 클린턴 대통령의 비리를 조사하던 보수그룹과 출판사들을 지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결국 1998년 하원에서 탄핵됐으나 상원에서는 부결돼 대통령직은 유지할 수 있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려 있을 때 힐러리가 `광범위한 보수세력의 음모'라며 남편을 적극 옹호했던 것은 지금도 유명하다.

스카이프가 힐러리에게 우호적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달의 대면접촉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동료 편집인들과 함께 힐러리를 만났던 그는 이후 `힐러리에 대한 재평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힐러리로부터 많은 감동을 받았다. 힐러리를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녀에 대한 내 마음이 바뀌게 됐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힐러리가 이 신문의 지지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피츠버그의 메이저 신문들이 대개 오바마를 지지하는데 비해 힐러리 편을 드는 매체는 일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도 오바마의 손을 들어주면서 힐러리의 움직임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FT는 21일 `이만하면 충분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 민주당원들은 펜실베이니아 프라이머리 이후 오바마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며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신문은 오바마를 `매혹적인 연설가'로 묘사하면서 10개의 경선을 남겨둔 상태에서 오바마는 예비선거와 대중투표 등에서 앞서고 있을 뿐 아니라 사실상 더 좋은 후보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대통령후보 지명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또 오바마와 힐러리는 정책에서 거의 다른 점이 없으며, 지금까지의 경쟁도 인격과 성질, 정체성 등에 관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