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시 수차례 "프렌드" 단어 사용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함께 머무른 1박2일간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우의'를 다진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프렌드'(friend. 친구)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외교가 시작된 지난 18일(현지시각) 오후 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경내를 둘러보며 "(부시) 대통령 내외가 바쁠텐데 이틀씩이나 시간을 내줘서 고맙다"고 사의를 표시하자 부시 대통령은 "친구로서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수행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19일 오전 정상회담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병 문제와 관련, "파병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친구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리트머스(시험지)는 아니다"라며 `친구'로서 우리측 결정에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도 (한국의 결정에) 따라줬으면 좋겠다"며 "그렇지 않으면 친구를 대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은 1박2일 친교의 시간을 가지며 서로 개인적 관심사와 가족사 등을 물어보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생일이 언제냐, 생일이 (대통령에) 당선된 날이라고 들었다"면서 정상외교에 대비해 미리 '공부'를 했음을 자랑했다. 지난해 대선일인 12월19일은 이 대통령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이다.
또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중 웃으며 "잠시후 공동 기자회견을 할텐데 '불도저'라는 별명을 언급해도 괜찮겠느냐"고 제안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사실은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다. '컴도저'라고 한다"고 말해 분위기를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아침인사를 하며 "언제 일어났느냐"고 물었으며, 이 대통령이 "인디언 관련 영화를 보다가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오늘 아침 5시에 일어났다"고 답하자 놀라면서 "나는 7시간은 자야 하는데..."라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정상회담에서 때때로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은근히 '기싸움'도 펼쳤다고 수행한 우리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같이 대응하자"라고 말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은 "놀랍고 감사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듣기에 따라선 "의외로 들린다"는 뉘앙스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교토의정서는 나쁜 협정"이라고 자신의 신념을 확인한 뒤 "그렇지만 중요한 과제니까..."라고 받아 넘겨 어색했던 분위기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카를 이 대통령이 직접 운전하는 것으로 시작된 캠프 데이비드 파격은 회담 당일에도 계속됐다. 앞서 캠프 데이비드 도착 당일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태우고 1시간30분 가량 골프카를 직접 운전하며 경내를 둘러봤었다.
당초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점심식사는 두 정상과 두 퍼스트 레이디가 따로 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로라 여사의 제의에 따라 회담장인 '로렐케빈' 인근 야외 테이블에서 부부동반 오찬이 열렸다.
테이블 세팅까지 직접 한 로라 여사가 준비한 오찬 메뉴는 프라이드 치킨, 포테이토 샐러드, 옥수수 머핀, 데블스에그(일종의 계란요리), 코코아 케이크 등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종이 메뉴판에 직접 사인을 해 한국측 수행단에 선물하기도 했다.
식사 후 부시 대통령은 두번째 순방지로 향하기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행 헬기를 탄 이 대통령과 다시 한번 악수한 뒤 헬기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환송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국을 떠나 두번째 순방지인 일본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특별기내에서 공식 수행원들과 3시간 이상 간담회를 갖고 방미 성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특별기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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