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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한인 쌍둥이 자매의 '석연찮은 죽음'

입력 : 2008.04.14 11:33


태국 남부 휴양도시 파타야에서 숨진 박지희·미희(27)씨 쌍둥이 자매의 사인과 그간의 행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이들 자매의 죽음을 둘러싸고 많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박씨 자매가 변사체로 발견된 곳이 파타야 지역의 대표적인 우범지대인데다 근년 들어 태국 유명 관광지에서 외국인 대상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타야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사체가 발견된 란 섬은 외국인을 상대로 성폭행과 강·절도 등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지만 현지 경찰조차 '쉬쉬'하는 곳이다"며 "현지인들이 외국인 여성을 성폭행한 것을 무용담삼아 늘어놓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란 섬은 파타야에서 배로 30분 거리에 있는 조그만 섬이며 박씨 자매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관광객들이 거의 찾지 않는 인적이 드문 해변이었다.

박씨 자매의 사인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자매 중 한명의 이마와 얼굴에 심한 멍자국이 남아 있고 한쪽 손은 엷은 겉옷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태국 경찰은 "박씨 자매는 발견 당시 조수에 밀려와 해변에 한명은 눕고 다른 한명은 엎어진 채 숨져 있었다"며 "청바지를 입은 옷차림 등으로 볼 때 성폭행을 당한 흔적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씨 자매의 사체는 방콕 시내에 있는 경찰병원으로 옮겨져 13일 오전에 부검이 실시됐으며 부검팀은 폐에 물이 차있는 점으로 보아 직접적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의 장경석 총경은 "직접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는 부검팀의 구두통보를 받았으며 성폭행 여부 등 자세한 부검 결과는 서면으로 차후에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 총경은 "직접 사체를 검안한 결과 한명은 전혀 외상이 없고 한명은 이마에 멍자국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들 자매가 한팔씩 서로 묶고 동반자살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현지 경찰의 설명이지만 타살 여부를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철저히 조사해 주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태국과 한국경찰은 박씨 자매가 2006년도에 태국으로 입국한 이후 행적과 함께 파타야로 간 경위 등을 현지인과 교민들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태국은 근년 들어 유명 관광지에서 외국인 대상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15일 국제휴양지 푸껫의 마이 카오 해변에서 스웨덴 여성(27)이 혼자 산책을 즐기다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작년 11월에는 태국 북서부의 수코타이에서 일본인 여성 관광객(23)이 살해됐다.

태국 관광경찰국의 추찻 수와나콤 국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경찰과 자원봉사자의 우범지역 순찰을 강화하고 있으나 근년 들어 해외 관광객이 연간 1천600만~1천800만명으로 급증해 관광객 대상의 범죄행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관광업을 하는 한 교포는 "최근 가이드 없이 즐기는 자유관광이 늘면서 한국인도 범죄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성 관광객은 값비싼 장신구를 되도록 착용하지 말고 인적이 드문 곳은 피할 것을 권했다.

(파타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