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둘째날을 보내고 있는 한국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29)가 이명박 대통령과 영상 교신을 가졌다.
이소연 씨는 12일 오후 7시 25분(한국시각)부터 약 10분간 연결된 2008 스페이스 코리아 '제1차 우주 생방송'에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태극 문양 활동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약 3분 간 교신이 지연되면서 다소 긴장감이 흘렀지만 이소연 씨의 목소리가 들리자 청와대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명박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잘 보이냐"고 묻자, 이소연 씨는 "이 시간(대통령과의 대담)을 위해 세 (우주인)친구들이 태극기까지 달아주었다"며 밝은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과 우주인 이소연의 '우주 대담' 내용이다.
▶이명박 대통령
태극기를 옆에 걸고, 가슴에 달고 그랬는데 국제 정거장 맞나요, 가까이서 보는 것 같네요.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네, 맞습니다. 여기 인형이 떠다니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인형을 꺼내 무중력 공간에 띄운다.)이렇게 인형이 떠다닙니다.
▶이명박 대통령
우주생활 어떠세요. 얼굴 표정이 밝은 거 보니까... 힘이 들지 않나요?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처음 하루 이틀은 힘들었는데요. 오늘은 그래도 많이 나아졌습니다. 사실 대통령님 만난다고해서 컨디션이 안좋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정말 다행이고요. 지금 우리 대한민국 상공을 몇번 지나갔다는데, 대한민국 보기에 아름답습니까?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대한민국도 그렇고 지구 전체가 매우 아름다워서 아마 이제까지 사진으로만 (지구를)보신 것을 제가 대신 3차원 영상으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그 많은 별 중에 지구가 제일 아름다운 거 같아요.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네, 정말 그렇구요. 지금 보시다시피 제 뒤에 있는 두 우주인이 저와 함께 (지난 8일) 소유즈호를 탑승했던 우주인들입니다. 대통령님을 만나려고 같이 나왔습니다. (우주인들 차례로 가리키며) 왼쪽이 세르게이 볼코프(선장)고요, 오른쪽이 올레그 코노넨코(비행엔지니어)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원래 우주정거장에 있었던 유리 말렌첸코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러시아어로)볼쇼이 스파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감사합니다. 대통령님께서 러시아어까지 할 줄 아시는지 몰랐습니다.
▶최영주 아나운서
오늘 우주정거장에서 매우 특별한 행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것입니까.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1961년 오늘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우주를 비행한 날이거든요. 그래서 오늘이 러시아에서는 '우주인의 날'이에요. 오늘 특별한 명절 맞이해서 한국 음식 싸가지고 왔구요. 이것을 나눠먹을 예정입니다. (음식을 차례로 들어보이며)김치도 있구요. 수정과, 라면, 홍삼차 다 가지고 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아주 알뜰하게 다 챙겨갔네요.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네. 원래 한국이 대접문화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와서 (상주 우주인들을)대접하려고 가져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이소연씨 대단해요. 그 옷(활동복)도 본인이 직접 디자인했다면서요.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아무래도 한국을 좀 알려야할 것 같아서요. 태극기 그대로 보다는 예쁘게 보이려고 디자인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이번에 이소연 씨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일을 했고, 한국 최초 여성 우주인으로 국위선양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십쇼.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예.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 대통령님, 거기 계신 아나운서 분들 다 우주에 올 수 있게 우리의 과학 기술이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님 도와주세요.
▶이명박 대통령
이번에 돌아오시면 이소연 씨 우주탐사를 계기로 해서 대한민국 세계 우주 강국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함께 쏟도록 합시다.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감사합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우주에 오게 되니까 과학 기술의 대단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구요. 4월 21일 과학의 날에만 '자원이 부족한 우리 나라의 지지대가 과학'이라는 말씀하실 게 아니라, 1년 365일 내내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우주를 왔다 가볼 수 있게 많이 도와주십시오.
▶이명박 대통령
사실 19세기는 바다를 지배하는 사람이 세계를 지배한다 그랬거든요. 21세기는 우주 시대가 온 거 같아요.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말 그대로 과학인이 존경 받고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이 되도록 최대한 힘을 쏟겠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우리 청소년들이 우주인이 될 수 있을까요.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이제 대통령님께서 우주 기술 발전을 위해 도와주신다고 했으니까 그 청소년들이 자랄 때쯤이면 우주인들이 정말 많이 필요할 것 같거든요. 지금은 우주인들이 모든 일을 청소, 의사, 기술자 역할을 하는데 그때쯤 되면 우주에도 여러 분야 사람들이 필요할 거구요. 각자 재능 가진대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대로 우주로 올라와서 우주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모두 우주로 올라올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한국 오면 청와대 한 번 꼭 놀러오십시오.
▷이소연/한국최초우주인
네.감사합니다. 저 꼭 가겠습니다. 대통령님 잊어버리시면 안됩니다.
한편, 이소연 씨는 "예뻐보인다"는 최영주 아나운서 말에 직접 머리카락을 풀어보이며 "대통령님을 만나기 위해 어제 어렵게 머리도 감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화장은 힘들고 지금'생얼'(화장 안한 얼굴)"이라고 재치있게 답변해 이 대통령을 웃게 만들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둘째날을 보내고 있는 이소연씨는 9박 10일간 우주실험전문가로서 18가지 과학실험 임무를 수행하고 오는 19일 귀환한다.
(SBS 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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