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라디오 생방송에서 염용석 아나운서, 청취자 2명과 5분 간 대화나눠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지구는)지구 사진을 3차원 영상으로 보는 것 같다"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둘째 날을 보내고 있는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29)씨는 우주에서 바라 본 지구의 모습을 이같이 묘사했다.
이소연 씨는 11일 오후 11시 50분(한국시각) SBS 라디오(103.5㎒) <특집 대한민국 우주에 서다 - 한국 최초 우주인과의 통화>에서 '내가 한국우주인과 통화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지난 일주일 간 진행한 이벤트에 사연을 보내 당첨된 2명의 청취자들과 약 5분 간 대화를 주고 받았다. 행운의 주인공들은 서울 당산중학교 과학 교사 박소영 씨와 충남대 대학원 항공우주학과 재학생 이용우 씨였다.
전화가 연결되자 이소연 씨는 "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 저는 우주 정거장에서 잘 지내고 있는 이소연입니다. 언제 끊길지 모르니 미리 인사해 둘게요"라고 밝고 씩씩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제 (ISS에) 도착해 많이 힘들었는데 자고 일어나서 좀 괜찮다가, 실험을 몇 가지 끝내고 나니 다시 어지러워서 잠깐 쉬고 있었다"고 안부를 전했다.
다음은 청취자들과 나눈 대화내용이다.
▶이용우/대학원생
(지난 8일)소유즈 발사 장면을 보았는데 메인 엔진이 점화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사실 엔진이 점화돼서 흔들리기 전까지는 (러시아 가가린)훈련소 모형과 같아서 별 느낌이 없다가, 훈련소 모형은 소리만 나고 흔들리지는 않는데 (실제 소유즈는 점화 당시) 아래서 누가 뻥 차는 느낌이 들어서 '여기가 훈련소가 아니고 로켓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용우/대학원생
언제쯤 우주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는가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로켓이 발사되고 힘이 느껴지면서도 그 힘이 느껴지는 것조차 훈련을 받아서 (별다른) 느낌이 없다가, 마지막 스텝이 분리되고 나서 무중력 상태에 들어가니, (세르게이 볼코프)선장님 아들이 준 인형이 붕뜨면서 우리 몸도 같이 떠 '아, 우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사 전) 몸을 우주선에 꽉 묶었는데 살짝 뜨더라.
▶박소영/과학교사
이소연 씨가 우주에 도착했을 때 처음 한 말이 궁금하다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우주에 도착한 사실이)긴장되고 놀라운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처음'이라는 시기를 '(몸이)붕뜬 시기'라고 한다면, 일단 "우와"라고 했고, 이어 같이 온 우주인들과 "우리 우주에 온 거 맞지"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박소영/과학교사
ISS에 도착한 다음에 우주인 환영식을 가졌다는데 그곳에서는 우주인을 어떻게 환영하는가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아직 공식적인 환영식은 없었고, 먼저 지상으로 연결해주는 카메라로 인사한 다음 서로 포옹했다. 사실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서 (음식이)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상주 우주인들이)따뜻한 차와 주스를 대접해줬다.
▶박소영/과학교사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은 어떤가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여기서 지구가 보이는데요. (소유즈)우주선 안에서는 지구를 볼 수 없었다. (함께 탑승한 우주인들이) 지구를 보기 시작하면 멀미가 심해져 절대 창밖을 보지 말라고 해서, 정거장에 와서 지구를봤는데 직접 와서 보지 않고는 설명을 드리지 못할 만큼 정말 아름답다. 지구 사진을 3차원 영상으로 보는 것 같다.
▶염용석/진행자(아나운서)
이소연씨 정말 복 받으신 분이다.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평생 그 복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염용석/진행자(아나운서)
무중력 상태에서 생체 리듬 많이 변한다는데 어떤 변화가 있나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키가 3cm컸다.(웃음) 지구에서 신체 검사를 받으면 163-164cm정도 나오는데 어제 미국 우주인이 키를 재는 곳으로 데려가서 (키를)쟀더니 167cm였다. 그리고 우주에서는 무게가 없어 몸무게는 '0'이다.
별로 좋지 않은 현상도 있다. 두통이 심하고, 키가 3cm 크는데 걸리는 시간이 하루 밖에 안되다보니 등이나 허리의 통증이 좀 심하다.
▶염용석/진행자(아나운서)
생리적 문제 해결은 어떻게 하나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생리적 문제 해결)정말 어렵다. 사실 (우주로)올라가는 동안 긴 시간이라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와서 해결하는데 참 힘들었다. 사람이 먹고, 살고, 제 때 배설하는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주에 와서 깨닫는다.
라디오 연결 방송 내내 밝은 목소리로 성실하게 청취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이소연 씨는 러시아 임무통제센터(MCC)에서 관제하는 교신 상태가 좋지 않아 아쉽게도 마지막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구에서 불과 40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우주가 이제 모두에게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케했다.
한편, 이소연 씨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9박 10일간의 과학실험 임무수행을 마친 뒤 4월 19일 오후 5시 38분(한국시각) 제 16차 원정대와 함께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근방 초원지대로 귀환한다.
(SBS 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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