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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잔인한 납치 시도' 관련 뉴스

입력 : 2008.04.0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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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여자어린이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납치당할 뻔 했던 사건은 우리 사회의 위험수준이 얼마나 높은가를 드러냈습니다. 빈틈없이 짜여진 CCTV 망이 시민의 일상을 감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범죄사건이 터지면, 경찰의 불성실한 대응은 이 감시망을 무용지물로 만들기 일쑤입니다. 경찰의 불성실은 경찰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SBS 8시뉴스는 지난 달 30일 이 사건 첫 보도와 다음 날인 31일 속보에서 경쟁사 뉴스를 앞섰습니다. SBS 뉴스는 3월 30일 '잔혹한 납치 시도'를 처음으로 보도했습니다. 범인이 발길질과 주먹질을 퍼붓고, 머리채까지 끌어당기면서 여자아이를 납치하려다 실패하는 범행의 전 과정이 담긴 CCTV 화면이 충격적이었습니다. 31일 뉴스는 범행 전후 범인의 행적이 담긴 CCTV 화면을 방영하면서, 범인이 인근 지하철역에서 수서방향의 열차를 타고 도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범행현장의 생생한 동영상과 범인의 도주방향을 담은 동영상은 모두 단독보도라고 SBS 뉴스가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 충격적인 납치시도를 단순 폭행사건으로 처리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SBS 뉴스의 보도로 사회적인 관심이 뜨거워지자 범죄 발생 나흘 만에야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던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언론은 경찰의 늑장 수사를 소리 높여 비판했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대다수 언론이 경찰 비난과 재발방지 대책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지난 1일 SBS 뉴스는 두 가지 의미 있는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하나는 초동수사의 책임을 맡은 지구대의 어정쩡한 위상이고, 다른 하나는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CCTV의 사생활 침해 논란입니다. 뉴스는 "수사를 잘해 실적을 평가받는 건 경찰서 직원들이고 지구대는 술 취한 사람이나 상대한다는 식의 소외감"을 표현한 지구대 경찰관의 말을 전했습니다. 뉴스는 또 전국에 설치된 CCTV의 수가 2백만 대는 될 것이라는 경찰청의 추정과 함께,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하루 평균 35번 정도 각종 CCTV에 노출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는 납치시도의 첫 보도에서부터 CCTV 감시망에 대한 주의환기에 이르기까지 사건의 전모와 의미를 신속하고 균형감 있게 보도했습니다. 지난 2일 방영된 '뉴스추적'도 불과 사흘 전에 터진 이 사건을 주제로 삼는 순발력을 보였습니다. 그 주간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심층 보도하는 것이 '뉴스추적' 본래의 기능일 것입니다. 그러나 SBS 뉴스는 또 하나의 뜨거운 주제인 남북관계 보도에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SBS 뉴스의 문제는 김태영 합참의장 내정자의 국회발언에 대한 해석에서 드러납니다. 지난 달 30일 뉴스는 북한이 29일 김 합참의장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사실상 남북 간의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적이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빨리 확인해서 적이 그것을 사용하기 전에 타격하는 것"이라는 김 의장의 발언도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가 이날 김 의장의 발언과 함께, 선제타격 포고를 취소하고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조선중앙 TV 발표를 인용한 것까지는 사실보도입니다. 그런데 뉴스는 북측이 문제 삼는 것은 북한의 핵공격 대비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김 의장이 '일반적인 군사개념에 입각해 답변한' 부분이라고 해석했습니다. SBS 뉴스는 김 의장의 문제의 발언이 나왔던 26일에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지만, 27일치 중앙일보가 그의 국회 발언을 부각시켰습니다.

이날 중앙일보 기사는 "북한의 핵무기가 우리 지역에서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김 의장의 발언 부분도 인용하면서 "북한 핵무기가 남한에서 터지지 않도록 북한의 핵무기가 있는 장소를 타격하려면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우리 군이 정밀유도무기로 선제공격을 해야 가능하다"는 군 관계자의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중앙일보는 이를 근거로 북한이 핵 공격을 할 기미가 있으면 핵 기지를 타격하겠다는 우리 군의 입장을 김 의장이 밝힌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북측이 김 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자 합참은 그의 발언이 '일반적인 군사개념에 입각한 답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스가 이를 자신의 해석으로 받아들인 것 같은데, 그 보다는 뉴스 자체의 분석을 내 놓았어야 합니다. 뉴스비평, 이제 삼성특검 관련 보도를 살펴봅니다. SBS 뉴스는 지난 달 28일 삼성특검에 소환된 박명경 삼선전자 상무를 이건희 회장의 '숨겨진 그림자'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숨겨진 그림자'라는 호칭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림자라는 것은 무엇이며, 숨겨졌다는 것은 또 무엇인지, 그렇게 부를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총선보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오늘 뉴스비평을 마치겠습니다. SBS 뉴스는 총선보도를 하면서 '평화통일가정당' 후보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뉴스는 이 정당이 어떤 성격의 정당인지를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기반이 민주노총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이 알아야 하듯이 평화통일가정당의 기반이 통일교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은 알 권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