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3일 '삼성 특검'이 이건희 회장을 4일 소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삼성은 특검 1차 연장기한인 8일 이전 또는 2차 연장 기한(23일) 안에는 당연히 이 회장의 소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오긴 했지만 소환날짜가 4일로 잡히자 "올 것이 왔다"면서도 소환시기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반응도 보였다.
삼성은 무엇보다 이 회장이 1995년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 당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데 이어 13년만에 또다른 성격의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불법 승계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 조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되는 데 대해 착잡한 표정이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부인 홍라희씨에 이어 회장 본인도 잇따라 소환조사를 받게 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최대 시련기'를 뼈저리게 느끼는 분위기였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한다는 말 외에는 덧붙일 게 없다"며 이 회장의 소환에 대해 더 이상 추가적인 언급은 삼갔다.
삼성은 하지만 특검팀이 이 회장을 상대로 차명계좌 등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 의혹과 에버랜드 사건 등 불법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된 고소ㆍ고발 사건, 정ㆍ관계 로비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않고 있다.
특검팀의 이 회장이 받을 강도높은 조사과정도 난감하지만 경영권 편.불법 승계 논란 등 민감한 문제가 다시한번 조명받는 등의 상황을 우려해서다.
삼성은 하루라도 빨리 특검이 마무리돼 경영 정상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최근들어 부쩍 강조하고 있다. 주요 인사(人事)뿐 아니라 경영계획 수립 지체, 진행중인 비즈니스 차질 등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어온 탓이다.
특히 지난 1월 시작된 특검 수사기간 내내 오너 일가뿐 아니라 이학수 부회장 등 그룹의 중추 인사들이 줄소환되면서 차명계좌 실체가 확인되고 미술품 거래 의혹 등 새로운 사실이 불거지면서 여론이 악화된 데 대해서도 곤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삼성은 이 회장의 소환으로 특검 수사가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그나마 위안삼으면서 별다른 돌출변수없이 조사가 끝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홍라희 여사 출두때처럼 이 회장 역시 불필요한 수행인력 없이 단출하게 출두해 담담하게 조사에 임할 것으로 안다"면서 "하루빨리 특검 수사가 종료돼 임직원들의 사기가 오르고 활기찬 비즈니스가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