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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혹 정점' 이건희 회장 어떤 조사 받나

입력 : 2008.04.03 11:33

경영권·비자금 의혹이 핵심…13년 만의 수사기관 출석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4일 오후 이건희 삼성 회장을 전격 소환키로 하면서 이 회장이 어떤 조사를 받게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특검팀은 수사 대상인 비자금·경영권 불법승계·정.관계 로비 의혹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그 중에서도 경영권 승계와 비자금 의혹이 특검 수사의 '본류'라는 점에서 특검 수사도 이 부분에 특히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3년 만의 출석…경영권·비자금 의혹이 '핵심' = 이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이자 삼성그룹 총수여서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다.

에버랜드 사건으로 인해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이 촉발됐고,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그룹 지배력 확대를 위해 비자금 조성ㆍ로비 등 각종 의혹이 연이어 불거졌다.

이 회장이 수사기관에 나와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 이후 13년 만이다.

에버랜드 사건의 경우 후계자인 이재용 전무에게 회사 지배권을 넘겨주기 위해 에버랜드 CB를 정상 가격보다 헐값에 발행했고, 1개 계열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주주들이 약속이나 한 듯 CB 인수 권리를 포기해 결국 이 전무에게 주식을 몰아줘 최대주주로 만든 의혹이 핵심이다.

에버랜드는 계열사들의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진 삼성 지배구조에서 정점에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이 전무는 에버랜드 최대주주가 되면서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그룹 전체의 지배구도를 확립했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이나 그룹 차원의 지시ㆍ공모 같은 불법행위가 없었는지가 관건이다.

과거 검찰 수사에서는 30여명의 피고발인 가운데 에버랜드 전.현직 대표인 허태학.박노빈씨만 기소됐고 이건희 회장 등 여타 관련자에 대해서는 사법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법원은 허씨 등이 회사 대표로서 맡겨진 임무를 위배해 회사 지배권을 제3자에게 넘기는 의사결정을 한 것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아니라고 판단, 배임죄를 인정했고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특검팀은 또 계열사 전.현직 임원들의 명의로 숨겨놓은 차명주식.차명계좌 등 비자금 의혹도 강도높게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삼성생명 전.현직 임원 11명의 명의로 된 차명주식이 실제로는 이 회장의 소유임을 확인하는 등 일부 비자금을 확인한 상태다.

그러나 이 회장은 차명재산이 모두 선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라고 주장해 특검팀이 삼성측 주장을 뒤집을 만한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어디까지 사법처리 대상 되나 = 종착점을 향해 달리고 있는 특검 수사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누가 사법처리 대상이 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건희 회장과 후계자인 이재용 전무의 기소 여부가 핵심이다.

이미 삼성 의혹을 둘러싼 4건의 고소.고발 사건 가운데 이재용 전무가 피고발인 신분이었던 `e삼성 사건'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 사건은 이 전무가 사실상 주도한 e삼성 등 IT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에 빠지자 9개 계열사들이 회사 지분을 싸게 매입해 경영 실패를 보전해 줬다는 의혹을 받은 사건이다.

특검팀은 이 전무 등 피고발인 전원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으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관여한 정황은 확인됐다. 하지만 각 계열사가 e삼성 지분 등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내부 결재와 이사회 결의 등 독자적으로 적법절차를 거친 만큼 위법행위는 없다는 게 특검측 설명이다.

특검팀이 에버랜드 사건 등 여타 사건에서 이건희 회장의 지시나 전략기획실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확인할 경우 사법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기존 검찰 수사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