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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리지만 배려할 줄 아는 '바보'가 그립다

이주형

입력 : 2008.04.01 20:52|수정 : 2008.04.0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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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똑똑해도 먹고 살기 힘든 요즘인데 세상을 구하는 건 '바보'라고 외치는 '바보 예찬' 공연과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주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자신들을 '극장을 떠난 바보 음악가들'로 명명한 성악가들의 노래로 세미나는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 유학파인 이들은 필요하다면 보육원이든, 양로원이든 화려한 극장무대을 벗어나 어디라도 달려갑니다.

[허양/극장을 떠난 바보음악가들 : 너무 세상에 민감하지 않고 사람들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걸 찾아봐라 그것이 어쩌면 바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세미나장 앞에는 화가 김병종 씨의 그림 바보예수가 전시됐습니다.

똑똑해야 살아남을 수있는 세상, 바보를 주목하자는 세미나는 김수환 추기경의 자화상, 영화 <바보> 등에서 보듯이 바보를 그리워하고 있는 요즘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했습니다.

[배규한/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 삶이 피곤해진 것같아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속도가 느리고 남을 배려해주고 자기이익만 따지지 않는 사람에 대한 동경같은 것이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1일)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 이명현 명예교수 등은 국민소득 4만불을 쫓는 시대가 놓친 '바보 정신'을 이야기했습니다.

[홍사종/세미나 기획자 : 이 속도주의로부터 숨쉬기 운동을 한 번 해줄 필요가 있겠다.]

이들이 말하는 바보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남을 위해 희생하면서 자기 길을 가는 사람입니다.

무한경쟁시대에 새삼 바보에 대한 향수가 싹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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