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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초등생 학부모, 자녀 등하교 '비상'

입력 : 2008.03.31 17:42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 지역에 초등학생들의 등하교 비상이 걸렸다.

이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31일 오후 피해자가 다녔던 A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가까운 인근 초등학교에까지 자녀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줄을 이었다.

임모(45.여) 씨는 이날 오후 A 초등학교 현관에서 2학년에 다니는 딸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임 씨는 "학교에서 채 100m도 않되는 곳에 살지만 불안해서 직접 운영하는 부동산 가게도 보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나왔다"며 "오늘은 수학, 피아노 학원을 거쳐 집에까지 꼬박 데리고 다녀야 한다"고 말한 뒤 발걸음을 서둘렀다.

임 씨는 "당분간 아이와 함께 등하교해야 할 것 같다"며 "학교에서 만난 학부모들 모두 같은 형편"이라고 귀띔했다.

이 사건 발생 이틀째인 28일 흉기를 가진 낯선 남자가 목격됐다는 인근의 B 초등학교에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병설유치원까지 있는 이 학교의 교정 벤치에는 학부모들이 하교 시간에 맞춰 삼삼오오 모여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교사들도 정문까지 나와 아이들을 2-3명씩 짝을 지어 보내는 등 귀가 지도를 했다.

"딸 3명을 이 곳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다"는 오모(39.여)씨는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아파트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지 가슴이 떨려 어제 한 숨도 자지 못했다"며 "범인이 잡힐 때까지 딸들과 함께 다니겠다"고 말했다.

고양교육청은 이날 오후 73개 초교에 긴급 공문을 발송해 "최근 관내에 발생한 아동 납치미수 사건과 관련해 범 사회적 아동 보호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 대상의 구체적인 대처 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하고 폭력 및 성범죄가 발생하면 즉시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 일산의 C, D 초등학교에서는 안전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안전한 등하교 길 확보를 교사들에게 요청하는가 하면 일부 학교는 외출이나 취미활동도 자제해 줄 것을 학부모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A 학교 관계자는 "바쁜 학부모의 경우 '방과 후 보육교실'을 활용하도록 하고 지난 달 발족한 교내의 학부모 참여 폭력상담실을 통해 피해 학생 등의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