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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TV제작자, 원주민 보호지역에 '전염병' 퍼트려

입력 : 2008.03.28 14:00


영국의 한 리얼리티TV 제작자들이 페루 오지에 독감을 전염시켜 원주민 4명이 숨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페루 정부와 원주민 권리단체 '페나마', 미국 인류학자의 발언 등을 인용, 런던 소재 '시카다 필름'의 직원 2명이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오지의 원주민들과 접촉한 뒤 해당 지역에 전염병이 퍼졌다고 전했다.

페나마는 이들이 독감을 전파한 탓에 4명이 숨지고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며 이 지역에 대한 시카다 필름의 출입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카다 필름은 두 명의 모험가들이 오지 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담을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다 필름은 페루 남동부의 요미바토 마을을 방문하는 것 외에 다른 오지 원주민들과의 접촉은 금지한다는 페루 정부의 명령을 어기고 먼 상류 지역의 주요 보호 구역에 침입해 병을 퍼뜨렸다는 지적이다.

현지에서 촬영팀을 만났던 미국 인류학자 글렌 셰퍼드 박사는 원주민들이 고립된 생활을 하는 탓에 서구의 질병에 취약하다면서 여행을 그만 둘 것을 종용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촬영진은 셰퍼드 박사에게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원주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촬영해야 하는 리얼리티쇼의 특성상 더욱 위험하고 극단적인 오지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다 필름은 그러나 독감은 촬영팀이 도착하기 전부터 만연해 있었다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소수민족 보호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의 스티븐 코리 이사는 "이번 논란은 시청률을 쫓는 리얼리티TV 프로그램이 부족민들의 이해와 복지에 얼마나 위협적인 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