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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경찰관' 662명이 만드는 '천원의 행복'

입력 : 2008.03.23 09:12|수정 : 2008.03.23 11:11

구로경찰서 '1천원 노인돕기' 직원 96% 자발적 참여


"적은 돈이지만 662명의 정성이 모여 어르신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경찰관 662명이 '1천원 모금운동'을 통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고 말벗이 돼 주는 이른바 `천사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서장 윤하용 총경) 경찰관들이 아름다운 사연의 주인공.

'천사운동'은 경찰관 한 명이 1천원을 모금한 뒤 쌀과 라면, 휴지 등을 구입해 매달 25일 '가정의 날'에 관내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하는 자원봉사 활동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 운동이 시작된 것은 작년 7월 윤 서장이 부임한 뒤다.

윤 서장은 직원들로부터 독거노인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으면서 '천사운동'을 기획했다.

본서 및 관할 6개 지구대에 근무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천사운동'의 취지를 알리고 참여 의사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 직원이 흔쾌히 동의하자 9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전체 직원 687명 중 662명(참여율 96%)이 1천 원씩 내면 매달 성금은 60여 만원이 된다.

결코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매달 독거노인 6명에게 한 명당 10만원 어치의 생필품을 사 줄 수 있어 도움을 받는 노인들에겐 큰 힘이 된다.

경찰답게 봉사활동 방식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다.

관내 지구대 1개와 본서의 1개 부서를 1개조로 묶어 총 7개조를 편성, 각 조가 매달 순번제도 돌아가며 생필품을 전달하고 노인들의 말벗이 돼 주도록 해 참여 경찰관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천사운동'을 시작한 지 7개월 여가 지나는 동안 도움을 받은 독거노인은 모두 42명에 이른다.

경찰관 662명의 정성이 담긴 선물을 받은 노인들은 "자식보다 낫다"며 하나같이 기쁜 맘을 감추지 못했다.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어렵게 살고 있는 고모(87) 할아버지 부부는 "몇 년 전부터 쌀이 아까워 아침을 거르다시피 해왔는데 지금은 경찰들이 잘 보살펴 준다"고 말했다.

구로동에 사는 염모(84) 할머니는 "어느날 갑자기 경찰 여섯 명이 한꺼번에 나타나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고 갔는데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모(87·가리봉동) 할머니는 "골다공증으로 거의 집 안에서만 생활해 답답했는데 이젠 순찰 때마다 들러주는 가리봉지구대 최재창 경위 덕분에 아들이 없어도 든든하다"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천사운동'으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독거노인들만은 아니다.

가리봉지구대 최재창 경위는 "어머니가 군대 가기 전에 일찍 돌아가셨는데 어른들을 뵐 때마다 부모님 생각이 나 가슴 아플 때가 많다"며 "부모님께 못 다한 효도를 어르신들께 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구로서 김남준 경무계장은 "외근을 많이 하는 지구대 직원들은 주민들의 생활을 속속들이 알기에 누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지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