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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SBS 뉴스를 시청하면서 해결되지 않았던 궁금증들이 있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산하 기관장들의 자진 사퇴를 강요하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경제위기를 거듭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상대적으로 느긋한 정부 경제부처 사이의 온도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그리고 티베트 사태의 배경은 무엇인가 하는 것들입니다. 이런 주제들에 대한 뉴스의 분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SBS 뉴스에 따르면 유인촌 장관은 지난 12일 "산하 기관장들 가운데 이명박 정부와 이념이나 철학이 맞지 않은 사람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14일에도 쫓아낼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부딪칠 것이라며 기관장들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SBS 뉴스는 보도하지 않았지만, 그의 보다 노골적인 사퇴 압력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왔습니다. 17일치 중앙일보가 보도한 유 장관의 발언은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과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을 구체적으로 거명했다는 점에서 한발 더 나간 것입니다. 두 사람을 거명하면서, 이들이 끝내 사퇴하지 않는다면 재임기간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정부가 산하 기관장들을 이런 식으로 다뤄도 좋은가 하는 의문과 함께 유 장관이 왜 이토록 심한 말을 해야 했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러나 SBS 뉴스는 이런 의문과 궁금증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뉴스는 유 장관의 말과 이에 대한 민주당, 민예총의 반박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쳤습니다.
유 장관의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뉴스가 있습니다. 지난 15일 SBS 뉴스가 전한 이명박 대통령의 말입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야당 같은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진사퇴하지 않는 참여정부 출신 기관장들에 대한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야당 같은 환경'이라는 표현에 묻어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못하니, 집권했다는 실감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산하기관을 45개나 거느린 유 장관이 결국 '총대'를 메었다는 일부 언론의 해석은 그가 보이는 태도의 배경에 대한 하나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과거에 정권이 바뀌었을 때 기관장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었는가, 당시에는 왜 정부는 사퇴를 강요하고, 기관장은 버티는 모양이 대중들 앞에 드러나지 않고 조용히 해결되었는가, 그리고 이와 같은 대립 상황은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심층 보도해야 합니다.
지난 IMF 위기 때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섰는데도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는 말로 국민을 안심시키려 했던 정부의 태도가 두고두고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큰 소리도 이쯤 되면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치밀한 대책을 세우면서도 국민 앞에서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백조가 조용히 물위에 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물속에서 발들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최근의 경제상황을 오일쇼크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로 규정했습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했고, SBS 뉴스는 그의 발언이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도록 해달라는 뜻이라고 해석했습니다. 17일 뉴스는 이 대통령이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라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의 말은 떠도는 소문이나 전문가들의 주장을 확인해주는 효과를 가집니다. 더욱이 기업과 소비자가 경제의 실제상황은 표현된 것보다 더 나쁠 것이라는 판단아래 행동할 위험이 있습니다. 여기서 대통령은 왜 앞장 서 경제위기를 강조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총선용’이라는 설명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우리 경제가 정말 대통령이 ‘위기’라고 해야 할 만큼 어려운 지경에 빠졌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대통령의 경제상황 인식은 정부 경제부처의 보고를 토대로 했을 것임에도 정부의 외환시장 대책은 대통령의 발언과 동시에 또는 한 발 앞서 나오지 않고, 그 이틀 뒤에 나온 것은 또 무엇때문인가 하는 의문이 꼬리를 이어 생깁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문들에 대해 뉴스가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티베트 독립요구 시위가 최악의 유혈사태로 번지자 SBS 뉴스는 15일부터 적극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뉴스는 주로 시위와 진압의 양상과 티베트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반면에 사태의 배경에 대한 분석은 없었습니다. 이번 시위가 1951년 이뤄진 중국의 강제합병과 인권탄압에 대한 뿌리 깊은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주장을 소개했을 뿐입니다. 시청자에게 티베트 사태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이 티베트를 합병한 뒤 얼마나 강도 높은 동화정책을 펼쳐왔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만주지역에 대한 '동북공정'을 연상시키는 티베트에 대한 '서남공정'과 한족의 티베트 이주정책이 어떻게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한 방송의 뉴스, 예를 들어 SBS 8시뉴스만 시청하는 사람들은 드물 것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다른 방송 뉴스와 신문,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접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뉴스 갈증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바로 매체 사이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속에서 궁금증을 해소해 주지 못하는 뉴스는 주목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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