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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특급호텔, 3억원짜리 '가난 관광' 논란

입력 : 2008.03.21 16:07


태국의 빈곤지역을 돕기위한 고급 자선디너 행사가 오히려 가난한 이들을 부자들의 구경거리로 전락시킨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20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2만5천 달러(한화 2천500만 원)짜리 디너파티를 열어 관심을 모았던 방콕의 특급호텔 르부아(Lebua)는 내달 5일 최고 고객 50명을 같은 연회에 무료로 초대할 방침이다.

다만 참석자들은 연회에 참가하기 전 경제적으로 빈곤한 태국 북부지역을 방문해 가난의 실상을 목도하게 된다.

이번 행사 준비로 30만 달러(한화 3억 원)를 들인 호텔측은 참석자들의 기부금이 이 지역에 학교와 병원 등 기반시설을 짓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호텔은 지난해처럼 프랑스 최고 요리사들을 초빙해 음식을 준비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초 이 소식이 프랑스 언론을 타면서 상황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끼니도 잇기 힘든 사람들을 구경한 뒤 한끼 2만5천 달러짜리 호화 저녁식사를 즐기는 것이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던 것.

심지어 일부 언론은 이번 행사를 "부자들을 위한 30만 달러짜리 가난 관광"이라고 비난했다.

호텔은 이 모든 논란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이번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요리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초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안내서인 프랑스의 '귀도 미슐랭'으로부터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프랑스 요리사 3명을 초빙했지만 논란이 확대되면서 모두 불참의사를 밝힌 것.

이들 중 한 명인 파리의 최정상 레스토랑 타이방(Taillevent)의 알랭 솔리베레는 "사람들이 고통속에 살고 있는 걸 본 뒤 방콕으로 돌아와 푸아그라나 송로버섯을 먹는 것은 안 될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은 프랑스에서 엄청난 스캔들을 불러일으켰다. 난 이번 행사 참가를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7일 르부아 호텔측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행사는 "불건전하며 윤리적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호텔은 프랑스와 독일, 일본의 다른 별 3개 요리사 20여 명을 접촉했지만 역시 거부당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