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 집서 남성 혈흔·체액 발견…추가피해자·공범 확인 중
안양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의 피의자 정모(39)씨가 '두 어린이가 소리치며 반항해 벽에 밀어붙여 숨지게 했다'고 범행동기를 재차 번복, 사건 전모 파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찰은 정 씨 집에서 정 씨와 피해 어린이 외에 다른 남성 2명의 혈흔과 체액이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여죄와 추가 피해자 유무, 공범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소리쳐서 죽였다" 범행동기 또 번복 피의자 정 씨는 검거직후 '술에 취해 교통사고를 냈다',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는 '머리를 쓰다듬는 데 반항했다'고 범행동기를 바꿨다가 '소리치며 반항해 벽에 밀어붙였다'고 다시 번복했다.
경찰은 20일 브리핑에서 "구속이후 재조사에서 정 씨가 '사건 당일인 성탄절 오후 6시께 담배를 사러 집을 나왔다가 마주친 두 어린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는 데 소리치며 반항해 양손으로 두 어린이의 입과 코를 막고 벽으로 밀어붙여 숨지게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두 어린이가 숨진 것을 확인한 후 시신을 1명씩 집안으로 옮긴 뒤 버리기 쉽게 하려고 화장실에서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두 어린이를 동시에 건물 담벼락에 밀어붙여 살해했다는 진술은 상식적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정확한 범행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정 씨 집서 다른 남성 혈흔.체액 발견 정씨의 집 화장실의 혈흔과 압수한 범행도구 손잡이에서 채취한 체액의 DNA 검사결과 정 씨 외에 다른 남자 2명의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 씨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가 더 있거나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화장실에서 발견된 혈흔은 범죄에 연관된 것이라기 보다는 (면도를 하다가 피가 묻는 등) 일상적인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범행도구 체액의 경우 정 씨가 범행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면 이 과정에서 다른 남자의 체액이 묻었을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정 씨 집에서 수거한 20점의 생활용품에 대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검사를 의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죄 캐는 데 주력 경찰은 살해동기와 시간대별 범행과정 등의 조사가 덜 끝난 만큼 이날 실시할 예정이었던 현장검증을 수일간 미루기로 했다.
경찰은 또 2004년 7월 군포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실종사건을 포함한 일련의 미제사건과 정씨의 연관성을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수사본부 수색팀은 이날 시흥시 군자천 일대에서 예슬양 시신의 나머지 부위를 찾기 위해 사흘째 수색작업을 재개했다.
한편 19일 이혜진(11)양의 시신이 암매장된 수원 호매실나들목에서 3㎞ 거리의 의왕 왕송저수지에서 발견된 여성의 시신은 화성에 사는 이혼녀 박모(38)씨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 시신의 피부에 생긴 수포로 미루어 저수지에 버려진 지 3∼4일 정도 경과한 것으로 시신검안 의사가 추정했다"며 "이에 따라 박 씨 피살이 정 씨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여성의 주변 인물 가운데 1명을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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