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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벤', 언제까지 뿌릴건가요?

송욱

입력 : 2008.03.19 10:20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을 막아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이 백악관 경제자문위 의장 시절 했던 말입니다. 이 때문에 버냉키 의장의 별명이 '헬리콥터 벤' 이 됐다고 합니다.

벤이 다시 한번 돈을 뿌렸습니다. 연방기금 금리와 재할인율을 또 다시 0.75%포인트씩 인하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6번째입니다. 그동안 금리는 5.25%에서 2.25%로 무려 3%포인트가 내렸습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대폭적이며 초고속입니다. 

이번 금리 결정을 앞두고, 칼라일 캐피털의 부도와 베어스턴스의 붕괴 등 최근의 금융시장 혼란을 감안해, 일부에서는 1% 포인트 인하설도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위협과 달러 약세를 감안하기 없는 만큼 0.75% 포인트 카드를 꺼낸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습니다. 이번 회의(FOMC) 발표문을 보면요,

"성장 하락위험은 아직 남아있다. 위원회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가격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시의적절하게 행동을 취해 나갈 것이다."

즉, 앞으로도 필요하면 유동성 공급을 계속해 나가겠다란 얘깁니다. 미국의 금융시장이 정상 기능을 회복할 때까지 또 베어스턴스와 같은  제2의 대규모 부실 금융기관이 나오지 않도록 윤활유인 유동성을 언제든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것입니다. 오늘 미국 증시는 이런 결정을 내린 '헬리콥터 벤'에게 성의 표시를 '쎄게' 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많습니다. 이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미국 금리가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금리 인하는 달러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위험증가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무차별적으로 악영향을 끼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미국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원인을 제공한 주택 경기가 살아나냐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지난달 단독 주택 착공 건수가 17년만에 최저로 추락하는 등 주택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수많은 모기지 파생 상품들의 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인들의 소비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이유에서 경기 침체가 2010년까지도 지속될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FRB의 금리 인하를 놓고 학자들은 버냉키 의장이 월가에 너무 끌려 다닌다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버냉키 의장이 '시장의 투정'이라는 헬리콥터에 매달려 질질 끌려다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특히 일본의 장기 불황을 잘 알고 있는 버냉키 의장에게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저금리 정책이 남긴 자산버블의 여파를 어떻게 해서든 극복하려는 불운한 의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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