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초등학생을 유괴해 잔인하게 살해한 용의자 정모(39)씨는 범행 뒤에도 태연히 두 아이의 이웃에 살며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경찰과 정씨 회사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정씨는 지난해 12월 25일 경기도 안양시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이웃의 이혜진(11)양과 우예슬(9)양을 유괴한 뒤 살해했다.
그러나 정씨는 범행후에도 살해된 두 어린이의 집에서 직선 거리로 100여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자신의 집에서 지내면서 범행 이틀만인 27일부터 평소와 다름없이 '생업'에 종사했다.
사건 발생일 당시 정씨가 일하던 대리운전회사측은 "정씨의 근무기록을 확인한 결과 작년 12월 25∼26일에는 출근 기록이 없으나 27∼29일에는 정상적으로 근무를 했다. 30일 하루 쉬었다 31일에 근무를 한 뒤 회사를 옮긴다며 그만뒀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후 곧바로 다른 대리운전업체에 들어갔다.
정씨가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적을 두고 있는 대리운전회사 대표는 "정씨는 면접을 거쳐 지난 1월부터 우리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며 "낮에는 컴퓨터 수리 일을 하고 몇년 전부터 저녁에는 대리운전을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가 술을 좋아해 술을 먹고 며칠씩 안나오는 날도 있었지만 일은 꾸준히 했고, 그러다 최근에는 일주일 넘게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리운전 일이 원래 기사 마음대로라서 며칠 안 나온다고 이상한 것은 아니고 술을 좀 자주 먹는 것 빼고는 일할 때는 꾸준히 했다"며 "처음봤을 때부터 이상한 점은 없었고 인상도 순해 그런 일을 할 사람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 1월 10일에도 경찰의 조사를 받았지만 '실종 당일에 집에 있었다'며 태연히 거짓말을 하고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이달 11일 수원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토막시신이 실종된 이 양으로 확인된 13일부터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자 15일 새벽 충남 보령의 어머니 집으로 내려갔으며 다음날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보령경찰서 관계자는 "정씨가 갑자기 내려와 기거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16일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15일 새벽 "어머니를 보러 보령에 갔다" 밝혔다.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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