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11)·우예슬(9)양 납치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정모(39)씨가 검거 15시간 만에 범행을 자백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정 씨가 혜진양을 살해해 토막낸 뒤 암매장한 사실을 자백했고 예슬 양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그러나 밤샘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던 정 씨를 상대로 어떻게 자백을 받아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경찰 수사 과정을 종합하면 정 씨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두 어린이 실종 당일의 알리바이(현장부재증명)를 깨면서 그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두 어린이가 실종된 지난해 성탄절 직후부터 다각도의 수사망을 펴면서 렌터카가 범행에 이용됐을 가능성에 주목, 안양지역 렌터카 회사를 상대로 실종 당일 차량 대여자 파악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한 렌터카 회사로부터 정 씨에게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9시 50분에 뉴EF쏘나타 승용차를 하루 동안 빌린 뒤 이튿날 돌려주기로 한 시간보다 6시간여 앞서 반납했다는 것이다.
렌터카를 반납 예정 시간보다 6시간 이상 앞당겨 가져오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었다.
경찰은 즉시 차량을 정밀 감식해 트렁크에서 혈흔을 찾아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면서 정 씨를 포함해 성탄절 이후 그 차량을 사용한 대여자 10명을 상대로 조사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정 씨와 한 차례 마주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용의자 리스트에 올려 놓는 것으로 일단 조사를 마쳤다.
정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것은 혜진양의 시신이 발견되고 닷새 뒤인 16일.
국과수로부터 렌터카 트렁크에서 채취한 혈흔이 실종된 두 어린이의 DNA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은것.
곧바로 검거에 나섰고 이날 밤 충남 보령의 어머니 집에 은신해 있던 정 씨를 붙잡아 수사본부로 압송한 뒤 밤샘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정 씨는 두 어린이 실종 당일의 알리바이를 주장하며 17일 오전 11시가 넘어서까지도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정 씨는 형사대에 의해 압송돼 안양경찰서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에 "억울하다. 내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자백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정 씨가 내세운 알리바이는 만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의 주장이 거짓임을 의심한 경찰은 이를 무너뜨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면서 범행을 시인받기에 이르렀다.
그는 범행 당일 대리운전 일을 나갔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소속한 회사의 근무기록은 그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경찰은 두 어린이 실종 당일부터 이틀간 대리 기사 일을 하지 않은 내용이 드러나 있는 근무기록인 인터넷 상의 '대리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정 씨는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한편 경찰은 정 씨가 범행을 자백한 이후에도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어 또다른 거짓 진술을 깨는 증거 확보 작업이 몇 차례 더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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