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당국 앨범제작 관여못해 총학생회 '맘대로'
졸업앨범 계약을 둘러싼 대학 총학생회의 '검은 거래'설이 사실로 확인되고 수법과 규모도 기성 세대의 로비전을 방불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앨범제작을 업자에게 넘기는 대가로 수천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고 이를 빌미로 향응까지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져 해당 대학 총학생회의 부도덕성에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대학은 모두 4곳으로 광주지역에서 비운동권 출신이 총학생회 조직을 이끌고 있는 곳이다.
이들 대학은 한 곳 당 평균 600여 권의 앨범을 매년 제작했는데 1권당 단가는 대학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 6만5천 원 정도로 이를 사진업자와 인쇄업자, 총학생회가 30~35%씩 나눠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경찰이 확인한 리베이트 액수는 6천만 원으로, 사진업자가 모 대학 총학생회장에게는 수차례에 걸쳐 많게는 1천여만 원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앨범 제작규모로 봤을 때 실제 리베이트 규모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추적을 통해 밝혀진 것만 6천만 원이며 앨범제작 규모로 판단할 때 드러나지 않은 돈거래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리베이트를 받은 것 자체도 불법이지만 이를 총학생회 운영비에 모두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해 죄질이 더욱 나쁘다"고 설명했다.
특히 총학생회가 사진업자를 찾아가 기존 업자보다 많은 리베이트를 요구하면서 업자를 교체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이 같은 '뒷돈거래'가 오래 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음이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앨범제작 계약을 미끼로 총학생회 조직이 매년 꾸려질 때마다 사진업자를 불러 저녁회식 비용을 부담하게 하고 일부는 유흥업소에서 향응을 제공받기도 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앨범제작을 둘러싸고 '검은 돈'이 오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는 앨범제작 비용과 사용처를 아무도 감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학당국은 졸업앨범 제작에 전혀 관여할 수 없으며 계약부터 제작, 앨범지급까지 모두 총학생회가 전담하고 가격도 결정하고 있다.
사진업자와 인쇄소, 총학생회의 '부패 삼각고리' 때문에 1권당 2만5천 원선에 불과한 앨범제작 단가가 6만5천 원까지 올라가 일부 학생들은 아예 졸업앨범 구입을 거부하기도 했다.
졸업앨범비 외에도 학생들이 한 학기에 1만원 안팎씩 내고 있는 학생회비도 졸업앨범비처럼 대학당국이 손댈 수 없어 자금 집행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총학생회비가 엉뚱한 곳에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도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학생회로 들어가는 돈에 대한 적절하고 투명한 감시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비슷한 사례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사진업자가 2004년부터 다른 대학과도 독점거래를 했다는 정황을 잡고 유사사례가 더 있는 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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