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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공천 칼바람' 이후 행보 엇갈려

입력 : 2008.03.17 10:40|수정 : 2008.03.18 14:16

잔류파 vs 무소속-선진당-미래한국당행 갈려


한나라당이 16일 4.9총선 공천심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공천 내내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던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도 각자의 처지에 따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공천에서 생존에 성공한 친박 의원들은 20명도 채 되지 않아 나머지 20여 명의 친박 의원들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거나 미래한국당이나 자유선진당으로의 `당적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개혁 공천'의 칼바람 속에서도 살아남은 친박 의원 중 대표적 인사들은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유승민(대구 동을), 이혜훈(서울 서초갑), 유정복(경기 김포) 의원 등이다.

이들은 이른바 '영남 대학살'과 '강남벨트 쓰나미' 등에서 살아남으면서 당내 친박계의 핵심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주류 물갈이'의 핵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탈락한 친박 의원들의 진로는 무소속 출마-자유선진당행-미래한국당행 등 크게 3가지로 나뉘고 있다.

우선 당내 친박 의원들의 좌장격이었던 김무성 최고위원(부산 남을)은 공천 탈락이 발표된 당일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의 경우 현 지역구에서 3선을 한 데다 조직관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여서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해볼 만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 외에도 박근혜 전 대표의 영향력이 강한 영남 지역에서는 다수의 친박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부산의 유기준, 경북의 이인기 의원 등이 그런 경우다. 경기 용인을에서 공천 탈락한 한선교 의원도 높은 인지도를 무기 삼아 무소속 출마 쪽으로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무소속 출마는 정당 소속 출마에 비해 불리한 만큼 '박근혜 당'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다. 다만 총선전에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기존 정당에 친박 인사들이 대거 들어가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변모시켜 총선에 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 참여했던 '참주인연합'이 최근 미래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한 것이 바로 이 경우로, 경기 이천.여주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4선의 이규택 의원은 미래한국당 입당 결심을 굳혔다.

이 의원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래한국당을 `박근혜 당'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수도권은 무소속으로는 당선이 안 되는 만큼 친박 정당을 통해 출마할 필요성을 주변 인사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서구.강화을)의 이경재 의원 등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이름이 입당 대상자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나라당과 이념적 성향이 비슷한 자유선진당 입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부산 사하갑이 지역구인 엄호성 의원은 "선진당에서 영입 제의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루 이틀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겠다"면서도 "정당을 만들 수 없다면 차선으로 이념적으로 한나라당과 같은 선진당으로 움직여 한나라당에 염증을 느끼는 보수세력을 끌어당기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선진당 입당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경기 안양동안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송영선 의원은 향후 거취와 관련, "당이 아닌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 가를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