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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컴퓨터 작동되기까지 열흘 걸려.."

입력 : 2008.03.15 16:42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정권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원만한 협조와 원활한 조직가동이 되지 않는 상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행정안전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10년만에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고 하지만 나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현 시점까지 생각할 때 새 정권은 지난달 25일 시작됐지만 아직도 야당과 같은 환경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듣기에 따라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임기직 정부부처 산하기관장들의 `자진사퇴 거부' 등에 대해 우회적인 비판 의견을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또 "(취임식 날인) 지난달 25일 저녁 청와대에 들어갔는데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았다. 다시 작동하는 데에도 열흘이 걸렸고, 열흘이 지나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청와대 업무 인수·인계에 대한 아쉬움도 표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전후의 정부조직 개편 협상 난항과 내각 인선 파문 등을 염두에 둔 듯 "취임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정상업무에 들어가기 위해 예비장관들도 워크숍을 하고, 교육도 하고, 준비도 하고 출발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여러가지 불리한 여건속에서 출발했지만 새 정부는 그런 여건이 맞지 않다고 해서 불평을 하고 있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한달동안 준비해 왔다"면서 "모든 내각이 현장을 확인하면서 빠른 시간내에 새 정부의 선진일류 국가를 향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질책하며 변화를 거듭 주문했다. 특히 공직비리에 대한 새 정부의 엄단 의지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연결하는 과정에 있어 과거에는 원활한 협조보다는 수직적 관계나 매우 전통적, 관료적 방식으로 일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행안부는 중앙부서와 지자체 간의 원활한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선진일류국가를 만들자고 하는 것은 결국 부패지수를 낮추자는 것"이라면서 "공직자 비리에 대한 처벌 규정이 너무 낮다. 사전에 비리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시스템을 갖추는 것과 더불어 처벌 기준을 강화해 비리를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대선에 언급, "기업들이 단돈 100만원도 내지 않은 참 깨끗하게 치른 선거였다"고 평가한 뒤 "기업이 선거 때 돈을 못 내면 당선된 사람에게 미안해서 축하금을 갖다주는 식이었는데 그런 관행이 17대 대선에서 끊어졌다. 역사적 변화"라면서 "내가 당선됐지만 돈 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제일 먼저 대기업을 만났고 여러분도 떳떳하게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안부 업무보고에 이어 청와대에서 양건 국민권익위원장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이 대통령은 "밑에서 일어나는 비리를 없애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대통령이 돈을 안 받으면 쉽게 밑으로 전달된다"면서 "위에서 깨끗해져서 내려가는 게 빠르다"며 부처 간부들의 솔선수범을 당부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집회.시위 문화와 관련, "외국 TV에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불법 폭력시위 모습이 비치면 국가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면서 "올해를 집회·시위 문화 선진화 원년으로 삼자. 경찰도 장비개발만 생각할 게 아니라 국민이 신뢰하고 공감하도록 세심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