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서 행안부 업무보고 받아…'관행 타파' 주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15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는 공무원 휴무일인 토요일 오전 7시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렸다.
최근 경기도 안양 초등학생 살해, 서울 마포 4자녀 피살 사건 등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직접 치안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공직사회를 대표하는 행안부를 상대로 '기강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토요일 이른 아침에 업무보고를 받게 돼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서 "행안부는 경찰청 등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관습에 젖어 일해선 안돼" = 이 대통령의 공직 기강잡기는 이날 행안부 보고에서도 예외없이 이어졌다.
"행안부는 어느 부서보다도 전체 공직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부처"라고 운을 뗀 이 대통령은 "행안부가 과거에 해오던 관습에 젖어 일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중앙부처와 지자체를 연결하는 과정에 있어서 과거에는 원활한 협조보다는 수직적 관계에서 매우 전통적, 관료적 방식으로 일을 해왔다"고 질타하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원활한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선에서 일하는 16개 자치단체가 잘하면 그만큼 국민은 편안해 지고 국민들이 신뢰한다"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자연스럽게 지방자치단체에까지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표방하는 `섬기는 정부'에 언급, "처음 듣는 말이 아니다. 역대정권에서도 다 했지만 지켜지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섬긴다고 하면서도 군림하는 쪽이 더 많았다"면서 "우리가 조금 힘들면 불편한 국민은 그만큼 편해진다"며 공직자의 희생을 요구했다.
◇"이런 행정은 국민사랑 못받아" = 이 대통령은 최근 잇단 대형 사건.사고를 언급하며 `신뢰받는 경찰'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정권교체기에 큰 재난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경제도 어렵고 살기도 어려운데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부득이한 상황도 있지만 사전예방과 신속한 대처, 두 가지를 다 해야 한다. 좀더 과학적인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어청수 경찰청장을 지목한 이 대통령은 "선진국일수록 (국민이) 경찰을 신뢰하고 사랑한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왜 그럴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요즘 특히 잔인한 인명 사건이 여기저기서 생기고 있다"고 언급한 뒤 과거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경기도 화성을 거론하며 "화성에 가보니까 사고가 많이 나는데도 경찰서가 하나 없어 주민에게 물어봤더니 십수년간 요청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도 범인 하나 잡지 못하고, 경찰서 하나 세우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나. 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할 수 있나"면서 "뭔가 행정적으로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일하지 않기 때문에.."라고 거듭 질책했다.
또 "취임한 이후에 알아봤더니 `지금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가. 그런 식의 행정은 국민에게 도저히 사랑받을 수 없고 신뢰를 줄 수 없다"면서 "행안부가 다른 예산을 줄이더라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딱지만 부지런히 떼지 마시고" = 이 대통령은 자신의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다가 수배를 당해 도망다니던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경찰청 정보과 형사가 자수하면 불구속된다고 해서 자수를 했는데 `5년 구속'을 받았고 그 형사는 특진을 했다"면서 "지금은 그런 사람이 없지만 (그런 것이) 쌓여서 (경찰이) 신뢰를 못받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서울시장 때 보니까 경찰이 고생을 많이 한다. 남들 휴가갈 때 24시간 근무하고 한국의 시위문화가 선진화되고 있지 않아 수고한다"면서 "경찰이 헌신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업무보고 후 종합교통정보센터를 찾은 이 대통령은 무전기를 통해 현장 순찰중인 경찰관과 통화를 하며 "승용차 요일제 지키면 교통소통도 원활해 지고 기름값도 절약되니 잘 지켜달라고 잘 선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농담조로 "딱지만 부지런히 떼지 마시고 웃으면서 잘 선도해 달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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