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경찰 뭐했나? "김씨 집에 출동했다 그냥 돌아가"

입력 : 2008.03.12 16:11

사건발생 8일뒤 오빠가 신고, 상부 보고도 누락


김모(45.여)씨 등 네 모녀가 실종된 지 일주일 여 만에 김씨의 오빠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인 김씨의 집안에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냥 돌아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 상부에서는 이같은 출동사실을 보고조차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전직 야구선수 이호성(41)씨의 단독범행으로 잠정결론 내렸다.

12일 경찰과 김씨 유족에 따르면 김씨와 세 딸이 실종된 지 8일 뒤인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김씨의 작은 오빠가 마포경찰서 산하 서강지구대를 찾아가 "가족과 연락이 안 되니 무슨 일이 있는지 집에 들어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 오빠는 "25일이 우리 딸 대학 졸업식이어서 동생네 가족을 초대하려고 24일부터 전화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아 졸업식이 끝난 뒤 경찰서를 찾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가족 확인을 위해 친척 1명과 아파트 출입문을 열 열쇠수리공을 데려오도록 했고 이날 오후 7시 30분께 김씨의 두 오빠와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 열쇠수리공, 아파트 관리인 등이 함께 김씨의 집으로 찾아갔다.

이들은 함께 집안을 둘러봤지만 청소가 돼 있어 혈흔 등은 발견하지 못했으며 침대 매트리스가 베란다에 널려있는 것도 확인했지만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집안에 김씨 자녀의 친구 연락처가 메모되어 있는지 정도만 찾아보다 찾지 못하자 그냥 돌아왔다.

김씨의 오빠는 "지난 3일 재차 경찰에 신고하면서 동생 집에 가보니 그제야 침대 매트리스가 밖에 나와 있는 것도 이상하고 전등갓이 깨진 것도 수상했다"며 "설마 이런 사건이 있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번째 신고때 보니 아이 방에 컴퓨터가 켜져 있어 놀랐는데 경찰은 '지난 번에도 컴퓨터가 켜져 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며 "사람은 없는데 컴퓨터만 켜져 있다는 걸 좀 더 의심했더라면 수사가 빨리 시작될 수 있었을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김씨 오빠의 신고는 오후 6시에 접수됐지만 경찰 근무교대 시간과 겹치면서 정작 출동은 오후 7시 30분에야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오빠는 "이미 다 끝난 일이지만 경찰 수사가 빨리 진행됐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지난 3일 신고접수 이전에 경찰이 김씨의 집에 출동했다는 사실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이번 사건을 이씨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결론내리고 피해자 김씨의 아파트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남성이 이씨와 동일인인지 최종확인 중이다.

경찰은 "김씨의 승용차 생수병에서 이씨의 지문을 발견했으며 CCTV 화면은 조만간 국과수에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이씨의 단독범행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씨가 범행 이후 20여 일간 전국을 돌며 도피행각을 벌인데다 김씨에게서 빼앗은 1억7천만원 가운데 7천만원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은 점에 주목해 공범여부는 물론 도피행각을 도와준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