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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참 잘했어요", "또 한번의 모르핀"

송욱

입력 : 2008.03.12 11:15


며칠전 만2천선이 붕괴됐던 다우지수가 간밤에 말그대로 '폭등'했습니다. 400포인트 넘게 상승하면서 지난 2002년 7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에 대한 환호였습니다.

FRB는 'TSLF'라하는 기간대출시스템을 통해 2천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194조원을 단기 자금시장에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FRB는 지난 주말에도 TAF란 제도를 통해 유동성 공급규모를 천억 달러까지 늘리고, 천억 달러의 환매조건부채권 매입에 나서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월가가 이번 조치에 왜 이렇게 열광했을까요?

먼저 현재 상황을 간략해게 보면, 계속된 주택시장의 침체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뿐만이 아니라 신용등급이 더 위인 알트A나 심지어 최고등급인 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까지 연일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의 입장에선 시장에 이 증권(MBS)들을 팔려고 내놓아도 가치가 하락하다 보니 팔리지 않거나, 헐값에 매각되고 있어, 돈 가뭄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상탭니다.

얼마전에는 프라임 가운데서도 신용도가 가장 좋은 AAA인 담보 증권에 주로 투자하던 칼라일 캐피털이 마진콜(증거금 부족에 따른 상환요구)을 맞추지 못해 디폴트(부도) 통지를 받으면서, 모기지 부실이 프라임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FRB가 직접 나서서 우량 모기지 담보 증권(정부가 보증을 선 것이거나 신용등급이 AAA이상 MBS)을 담보로 받아주고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빌려주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거래할 수 있는 대상도 은행권뿐만 아니라 베이스턴스나 메릴린치 같은 금융회사들로 넓혔습니다. 하루하루 돈줄이 마르고 있는 비은행권 금융회사들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유동성이 떨어지는, 즉 현재 현금화가 쉽지 않은, 모기지 담보 증권을 담보로 잡고, 대신 사실상 현금과 다름 없이 안전한 국채를 단기자금시장에 장기간 공급함으로써, 신용 경색을 해소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마진콜도 막고요. 즉, 애꿎게 불통이 튀고 있는 우량한 모기지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기침체와 경기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모기지 담보 증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엑소더스` 현상을 막겠다는 전락으로 풀이됩니다.

(아래표 참조) 

  대출 기간 담보 채권 거래 대상
RP

하루/20일/한달

(주로 초단기)

국채

프라이머리 딜러

(지준율과 유동성 유지 효과)

TAF 한달 내외 국채

은행권

(대출 효과)

TSLF 28일 국채+우량 모기지 담보 증권

프라이머리 딜러

(대출+증거금 유지 효과 )

(* 프라이머리 딜러 ; FRB가 지정한 미 국채 전문 딜러로 은행과 IB 등 20여곳)

또 다른 측면으로는 금리인하만 가지고 현재 상황을 타계하기는 힘들다는 우려를 잠재우는 역할도 했습니다.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몇달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가중되는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대신 창의적인 정책으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한 것입니다. 물론 이번 조치로 다음주 있는 FOMC에서 금리가 75bp 인하될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당분간은 유동성 우려를 완하하기는 하겠지만 신용시장 위기과 경기 후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주택가격 하락을 막을 수도 없고 파생상품의 복잡한 구조적 문제도 해결할 수도 없는, 효과가 한정돼 있는 모르핀이라는 것입니다.

또 이번 조치가 FRB가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가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과연 유례없는 FRB의 강력한 대응이 어떤 효과를 언제까지 나타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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