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탈락이 마지막 홍제천이 되길.."
통합민주당의 공천배제 대상에 오른 안희정 전 참여정부 평가포럼 정책위원장은 6일 "당과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며 4.9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위원장은 이날 "저는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는 정치인"이라며 "공천을 신청했다 안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식의 수순의 길은 걷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심위의 결정은 시험칠 기회마저 주지 않는 것이지만 민주주의 역사의 진보는 이상과 포부만이 아니라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과정상의 정당성에 의해 발전한다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의 공천배제 대상에 거론된 11명의 공천 신청자 중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사람은 안 전 위원장이 처음이다.
그는 "'환향녀'가 조선에 돌아올 때 한강 상류 홍제천에서 목욕을 하면 모든 것을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옛 얘기가 있다"고 말한 뒤 "저는 하루도 깎지 않은 3년의 근신생활을 하고 사면복권도 마다하고 일체의 공직에도 나가지 않았다"며 "이런 노력이 '환향녀의 홍제천' 같은 것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공심위는 아직 아니라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탈락 결정이 제게는 마지막 홍제천이 되길 간절히 소원한다"며 "저는 대한민국의 정치인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다. 언젠가는 제게도 기회가 열리길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안 전 위원장은 "다만 한나라당 일당 독주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당의 총선전략이 걱정"이라며 "우리의 총선 출마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전과자 일괄배제라는 당과 공심위의 결정이 한번쯤 다시 검토되고 재심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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