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을 품에 안고자 하는 부정은 그깟 앞을 볼 수 없는 장애쯤은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딸의 양육권을 찾기 위한 정신지체 아버지의 법정 투쟁을 그린 영화 '아이 엠 샘'(I Am Sam)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그대로 실연돼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3일 현지 일간지 더 스타에 따르면 눈이 먼 한 백인 남성은 지난해 11월 생후 6개월 난 딸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암으로 사망한 아내의 장례식을 치르자마자 사회복지기관이 갓난 딸을 데려가 처형 집에 위탁한 것.
중대 장애를 지니고 있는데다 경제적으로 딸을 양육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빌미가 됐다.
또 같은 이유로 숨진 부인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얻은 10대 자녀 2명도 처형에게 맡겨졌다.
그러나 어린 딸과의 생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아버지는 즉각 법원에 소송을 냈다.
10대 자녀들이야 스스로의 결정에 맡길 수 있다지만 친딸 만큼은 반드시 되찾고야 말겠다는 일념에서다.
피고 자격으로 재판에 출두한 사회복지사는 "스스로 법정 안에 들어올 수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아기를 양육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공격했다.
이에 아버지는 "나는 눈이 멀고 부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면서 "그렇지만 내 아이를 성심을 다해 사랑하고, 1급 장애인이라 빚을 안지고도 살아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가 있다. 심지어 컴퓨터도 고칠 수 있다"면서 딸을 되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도 절절한 부정에 감동한 듯 딸을 되돌려주라고 판시했다.
피에르 라비 판사는 재정적 어려움이 한 아이를 친부의 품에서 떨어뜨려 놓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그는 딸을 친부에게 되돌려줘서는 안된다고 처가 쪽 식구들이 낸 소송도 기각했다.
이 남성은 현재 교회에서 만난 여성과 재혼을 한 상태로, 새 부인은 재활센터에서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일을 하고 있다.
또 자신에게서 딸을 빼앗아간 사회복지사들을 고소해 달라고 변호사에게 요청했다.
한편 남아공 인권단체와 맹인단체는 소송 과정에서 이 남성을 적극 지원한 데 이어 경제적 궁핍을 이유로 친부모에게서 아이들을 떼어놓을 수 있도록 허용한 아동복지법 자체를 뜯어고치기 위한 법적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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