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노리고 미국에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던 일본인 사업자가 블로그에 미국을 방문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이를 파악한 경찰에 의해 27년만에 체포됐다.
2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은 지난 198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부인인 미우라 가즈미씨를 살해한 혐의로 미우라 가즈요시(60)를 지난주 사이판에서 붙잡았으며 조만간 LA로 이송해 정식 기소할 예정이다.
LAPD가 미우라를 체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블로그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경찰은 미우라가 그동안 잘못된 범죄혐의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인권운동가로 자신을 소개하며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2005년부터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줄곧 감시하고 있던중 지난해 사이판을 포함한 세계 여행을 계획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이때부터 경찰은 사이판의 이민세관국과 긴밀히 협조하며 미우라의 입국을 기다렸고 마침내 지난 22일 사이판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미우라를 체포할 수 있었다.
미우라는 살인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나 LAPD는 그가 65만5천 달러의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살해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있어 유죄를 입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우라는 당시 아내와 함께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있을때 괴청년들이 다가와 아내에게 총을 쏜뒤 1천200 달러를 강탈했으며 자신도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신고했고, 가즈미 씨는 혼수상태에 빠진채 일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1982년 11월 사망했다.
갱단에 의한 단순 강도살인으로 묻힐 뻔 했던 이 사건은 그러나 경찰과 일본 언론들이 추적하면서 미우라가 성인영화 배우 야자와 미치코와 짜고 벌인 것임이 드러났다. 야자와는 일본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미우라는 6년의 실형 선고후 항소해 무죄로 풀려났다.
그러나 LAPD는 2004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제정된 외국인에 대한 일사부재리 예외 원칙을 적용, 미우라를 미국 법정에 세워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LAPD는 미우라가 한때 연인이었던 다른 여성을 지난 1984년 살해한 혐의도 짙다고 보고 함께 기소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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