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정해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해외에서 출생한 것을 놓고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지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미국 헌법에 대통령 출마 자격이 35세 이상의 '타고난'(natural born) 미국 시민권자로 14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사람으로 돼있는데 매케인은 출생지가 파나마 운하지역이어서 '타고난'이라는 말을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만 한정할 경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독립 초창기에 외국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자격으로 '타고난'이라는 문구가 1787년 도입된 이후 이 말이 미국 본토 태생으로만 한정되는 것인지를 놓고 법학계나 정치권에서 많은 논란이 계속돼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 50개주 밖에서 태어나 대통령이 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의회나 대법원에서도 이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된 적도 없다.
매케인은 1936년 미 해군장교이던 아버지가 주둔하고 있던 파나마 운하지역의 군 시설에서 태어났다. 매케인의 시민권은 해외 미국인의 자녀에게 적용되는 법령과 파나마 운하지역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부여됐다.
따라서 매케인의 경우는 다른 나라 국민으로 해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귀화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경우와는 다르다.
매케인 진영은 출생지 문제와 관련해 이 문제가 1999년 매케인이 처음 대통령 후보 출마를 했을 때도 검증된 것이고 이번에도 다시 검증을 했다면서 매케인이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지만 출생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문역인 테오도르 올슨 전 법무차관에게 구체적인 법적 분석을 준비할 것을 최근 의뢰하는 등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매케인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매케인의 부친은 미 정부의 명령을 따라 해외에서 복무한 것인데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모든 군인 가정에게 해외 근무 중에 낳은 아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알려야 한다"면서 해외의 군 주둔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매케인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매케인이 출생지 문제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있는지에 관한 논란은 인터넷에서도 수개월 동안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는 매케인이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그가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신문은 출생지 문제에 관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헌법을 수정하거나 의회가 해외 태생 미국인에게 대통령 자격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대통령 후보 출마자의 출생지가 논란이 된 것은 매케인이 처음은 아니라고 소개했다.
196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배리 골드워터 상원의원은 애리조나가 미국의 주가 되기 전인 1909년에 애리조나에서 태어난 것 때문에 논란이 됐다.
이번에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섰다 사퇴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아버지인 조지 롬니 전 미시간 주지사도 1968년에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섰을 당시 멕시코 태생인 점이 문제가 됐었다.
21대 대통령인 체스터 아서는 버몬트주에서 태어났지만 실제 태어난 곳이 캐나다라는 소문이 있어 자격에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