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대학생이 오줌 갈긴 음식물, 흑인에 먹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적 행위가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돼 전국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이 영상은 백인 대학생이 오줌을 갈긴 음식물을 흑인 직원들이 무릎을 꿇은 채 먹는 장면이 포함돼 이를 바라 본 흑인들이 격분, 시위 사태가 발생하는 등 일대 파문이 일고 있다.
28일 남아공 국영 SABC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26일 공개된 이 영상은 지난해 9월 이 나라 중부내륙지방 블룸폰테인에 소재한 프리스테이트대학(UFS) 남학생 기숙사에서 촬영된 것이다.
당시 4명의 남자 백인 대학생들은 한 명의 남성과 4명의 중년 여성 흑인 직원들에게 일종의 단합식을 치른다며 강제로 맥주를 마시게 했다. 더욱이 한 대학생은 고기가 든 사발에 오줌을 갈긴 뒤 흑인 직원들에게 먹도록 해 흑인 직원들이 이 음식을 삼키려 하는 과정에서 구토하기도 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27일 블룸폰테인에선 400여 명의 격앙된 흑인 대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며 UFS 구내를 밤늦게 까지 휩쓸고 다녔고 이로 인해 경찰이 출동, 최루탄을 쏘며 강제 진압해야 했다.
이 영상에 놀란 남아공 정부는 곧바로 교육부장관,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나서 문제 학생들의 인종차별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측은 문제의 대학생 중 2명은 졸업했으며 다른 2명은 현재 4학년에 재학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들 두 학생을 퇴교시킬 방침임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94년 민주화 이래 흑.백이 공존하는 '무지개 국가'를 표방하는 남아공에 여전히 인종적 갈등이 내재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여전히 일부 대학에선 교수진과 학생들 중 백인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흑인 학생들이 인종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백인 대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UFS의 경우, 토착 백인인 '아프리카너'(구 보어인)에겐 마지막 요새와 같은 곳으로 간주돼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남아공은 흑인 정권이 들어선 이래 백인들이 공직 등에서 물러나면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의 경우 대학측이 흑백간 통합을 촉진하는 조치를 발표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대학생들이 반발하면서 이 같은 '사단'을 벌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남아공에서는 한 백인 청년이 갓난 아이를 포함한 4명의 흑인을 사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주엔 흑인언론인단체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백인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최근 인종간 갈등 양상을 보여주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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