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북 소형 아파트를 빼면 전국 부동산 시장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죠. 국민은행 부동산 사이트나 부동산 정보업체의 아파트 매물 사이트를 봐도 몇달째 빨간색 화살표의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죽을 맛입니다. 부동산 1번지 강남, 그중에서도 노른 자위 중에 노른 자위라고 하는 대치동 부동산 중개업소들조차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대치동 부동산 중개업소 몇군데를 돌아봤는데 한시간 넘게 차를 마시면서 중개업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찾아오는 손님은 커녕 전화 한통 없더군요.
도곡역과 바로 붙어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중개업소가 18곳 있었답니다. 그런데 12월에 2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중개업소를 매물로 내놨는데 해보겠다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권리금도 못받았다고 하네요. 지금은 웰빙식품 전문점으로 바뀌었구요.
그 상가에는 지금도 16곳이 남아있지만 그중 5곳이 사무실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역시 중개업소를 해보겠다는 문의는 없다고 합니다. 부동산 관련 협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중개업소 매물이 많이 올라와 있지만 몇달째 찬바람만 불고 있다고 하네요.
도곡역 근처를 통틀어 한달에 거래 건수는 1건 정도. 반면 부동산 중개업소는 수십 곳이다 보니 '산 입에 거미줄 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강남 다른 지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서초구 잠원동, 반포동 같은 '외곽 강남'에서 소형 평형 아파트가 가뭄에 콩 나듯 거래되는 것 빼면 한겨울이랍니다.
그래도 이들이 버티는 것은 새정부가 펼칠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완화정책입니다. 시장이 조만간 움직일 것이라는 희망에 지금의 난국을 견뎌보는 것이지요.
허나 거래가 활성화 된다 한들 당장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적어도 4월 총선 전에는 시장을 들뜨게 할 정책이 나오지 않으리나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입니다. 괜히 집값 뛰게 했다가 서민이 정권에 등 돌리면 어렵사리 이룬 정권교체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지요. 부동산 전문 기자들도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글쎄... 안뛸 걸"이라며 말을 아낍니다.
그래서 강남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마이너스 통장 만들어서 버텨보든가 강북에 사무실 자리 알아보든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있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