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공든 탑' 엑스노트 노트북이 최근의 잇따른 배터리 사고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외산업체, 국내 중견기업 등에 밀리던 국내 PC 시장 재편을 위해 엑스노트 브랜드 띄우기에 나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향후 전망에 '빨간 불'이 켜진 것.
24일 시장조사업체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국내 PC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30% 후반대의 삼성전자에 이어 16% 선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5년 LGIBM의 PC 사업을 흡수·합병해 본격적으로 PC 시장 공략에 나설 당시 14% 선의 시장 점유율에 비해 약 2% 포인트가 상승한 것으로, 3위 HP와의 격차를 5% 포인트 가까이 벌리며 국내 2위를 확고히 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엑스노트를 앞세워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한 결과 1위인 삼성전자와의 매출 격차는 2005년 5천578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5천272억원으로 좁혀졌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정우성, 비 등 특급스타를 앞세운 '물량공세'를 전개하며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층 등에 대한 공략을 강화했고, 이에 따라 브랜드 위상이 크게 제고됐다.
TV와 가전제품, 휴대전화 등 주력 부문이 아닌 PC 부문에서 이처럼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벌인 것 자체가 PC사업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파격적 사례로, 사내외에서 모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일련의 배터리 사고와 LG전자의 적절치 못한 사후 대응이 어우러지면서 그 같은 성과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불과 두 달만에 2차례나 일어난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조한 엑스노트로서는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같은 Z1 시리즈에 같은 LG화학의 호환 가능한 배터리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제품의 구조적 결함에 대한 의혹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악의 경우 배터리 또는 노트북의 문제가 발견돼 리콜이 이뤄지면 최소 20억~30억 원에서 최대 5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경제적 손실은 물론, 돌이킬 수 없는 브랜드 이미지 추락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2004년 밥솥 폭발 사고 당시 초기대응에 실패한 결과 결국 사업 철수까지 해야 했던 LG전자가 불과 4년만에 당시의 교훈을 잊은 것 같다"며 "이제라도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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