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이소연(29) 씨가 주스 봉지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공연할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14일 이 씨가 5천여개의 주스 봉지를 정사각형으로 잘라 이어붙인 재활용 드레스를 입고 19일 카네기홀에서 공연할 예정이라며 이 씨가 입을 주스 봉지 드레스 사진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이 씨의 주스봉지 재활용 드레스는 이 씨가 환경문제를 음악을 통해 알리기 위해 생각해 낸 것으로 디자이너 니나 밸런티가 이 씨의 요청에 의해 만들었다.
이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7월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환경 콘서트 '라이브 어스'(Live Earth) 공연을 보고 너무나 감명을 받아 환경 문제를 음악을 통해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약혼자가 주스 봉지를 재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재활용 드레스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약혼자 톰 재키는 폐기물을 활용해 비료 등을 생산하는 테라사이클의 최고경영자로, 이번 봄부터 주스 봉지를 재활용한 가방이나 필통 등을 타깃과 월그린 등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 씨는 "주스 회사에 후원을 부탁해 6개월간 학교와 교회 등에서 학생들이 마시고 버린 주스 봉지를 모았고 이것이 드레스로 만들어졌다"면서 "쓰레기도 재활용을 잘하면 너무나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정말 보여주고 싶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의 약혼자 재키도 뉴욕타임스에 매년 미국 소비자에 의해 50억개를 넘는 주스 봉지가 버려지고 있다면서 이번 아이디어는 어린 소비자들에게 폐기물을 새로운 상품으로 재활용하는 것을 알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밸런티는 이 옷이 무대에서 입기에 가장 편한 옷은 아니지만 이 옷이 상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재활용 드레스에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이 씨가 "이제 문제는 이 옷을 입고 어떻게 무대에 올라 우아하게 앉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소개하면서 우아해 보이지는 않더라도 피아노를 연주하기에는 더 쉬울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이 씨는 줄리아드 음대 출신의 촉망받는 피아니스트로, 각종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05년에는 카네기홀 데뷔 독주회를 갖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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