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아직 정신 못차렸나…마구 버려지는 숭례문 잔해

이호건

입력 : 2008.02.15 07:53

동영상

<앵커>

숭례문을 태우고도 정신을 못 차린걸까요? 복원에 필요할수도 있는 기왓장 같은 숭례문의 잔해들이 다른 폐기물과 함께 마구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마로 폐허로 변해버린 숭례문 주변에서 잔해 처리 작업이 한창입니다.

타고 남은 잔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따라가 보았습니다.

잔해가 옮겨진 곳은 서울 수색동의 한 폐기물 운반 업체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폐기물 더미 속에서 전통 문양이 새겨진 기왓장들이 눈에 띕니다.

[폐기물 운반업체 관계자 : 한두 대 들어오는 것 봤어. 수북하게 실었더라고...]

잔해는 곧바로 경기도 파주의 한 건축 폐기물 처리 업체로 옮겨집니다.

국보 1호 숭례문의 일부였던 기왓장들은 이곳에서 다른 건축 폐기물과 함께 작은 돌덩어리로 파쇄됐습니다.

운반업체는 문화재청이 반출을 허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재청 측은 폐기물을 분류하는 자문위원을 위촉할 뿐 중구청이 반출을 최종 관리한다며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숭례문 잔해 처리 과정에는 정해진 절차가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구청 관계자 : (반출기준이 어떻게 되나요?) 허가사항 아니고요, 신고사항도 아니에요. 폐기물관리법에 보면 적정하게 처리하면 끝나는 사항입니다.]

전문가들은 타고 남은 잔해에도 중요한 문화재가 섞여 있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합니다.

[강찬석/문화유산연대회의 대표 : 그 속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조선시대 기와나 초기때 기와가 있는지 확실하게 좀 구분해서.]

문화재청은 폐기처리된 잔해가 지난 97년 숭례문 보수 당시 새로 만들어진 기왓장이라며 해명했지만 군색하기만 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그런 것 폐기처분한다고 얘기는 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물론 어제 나간 것도 있지만.]

문화재청은  신중하게 잔해를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치자 반출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관/련/정/보

◆ 일본, 숭례문 방화 '반면교사'로 비상한 관심

◆ 박 전 대표 "숭례문 전소, 국민 혼도 무너져"

◆ '숭례문 닷컴' 홈페이지 만들어진다

◆ [생생영상] 입 연 방화범 "노 대통령이 시켰다"

◆ "출동하기 짜증나"…흥인지문 감지기 꺼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