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안들어준 대통령 탓"…구속영장 발부 여부 오후에 결정
숭례문 방화사건의 피의자 채모(70) 씨는 14일 "이 일은 노무현 현 대통령이 시킨 것"이라며 국가가 자신의 토지보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한 것이 범행 동기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남대문경찰서를 나서던 채 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불쑥 노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 내용을 설명하자면 수 차례 진정을 했고 전화도 했는데 잘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 씨는 1998년 경기도 고양 일산에 있는 자신의 땅이 신축 아파트 출입을 위한 도시계획 도로에 포함되면서 9천600만 원의 보상금을 제시받자 '4억 원은 받아야 한다'며 수용을 거부하고 철거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채 씨는 "의정부 고충처리위원회에도 갔는데 '위에서 지시가 내려와서 돌봐줄 수 없다고 했다. 법원에 소송을 냈는데 합의부 판사가 말도 없고..."라며 자신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은 행정 당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채 씨는 자신을 끌고 나가려는 경찰을 향해 "아니 내 얘기를 좀 들어보라고"라며 작심한 듯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무엇이 가장 억울하냐는 질문에는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 강제로 처벌을 내린다는 것이 가장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채 씨는 자신의 집에서 발견된 편지 내용과 마찬가지로 2006년 창경궁 방화는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을 거듭하면서도 이번 숭례문 방화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빛을 보였다.
그는 "창경궁 문정전 방화는 내가 한 게 아니다"며 "영장 실질심사는 필요가 없다. 내가 불을 지른 것은 잘못이니까. 나도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다 타버릴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채 씨는 숭례문을 범행 대상으로 고른 데 대해서는 "열차를 탈선시키려고 했는데 열차가 넘어지면 안에 있는 사람이 죽으니까... 사람이 무슨 죄가 있나. 그래서 그건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채 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서면서 "혐의는 다 인정한다"며 "국민들께 말할 수 없이 죄송하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 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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