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증권사…왜?
어제(13일)죠. 현대차 그룹이 신흥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증권업에 진출한다는 얘기입니다.
또 얼마 전에는 국민은행이 한누리증권 인수 승인을, 솔로몬저축은행 컨소시엄이 KGI증권 인수 승인을 각각 받았습니다.
신규로 증권사를 설립하는 곳도 많습니다.
현재 금감원에 신규 설립 의사를 타진하는 곳이 한 10곳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미 기업은행과 토러스라는 곳이 증권사 설립 인가를 신청했고, 다른 기업들도 증권사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요즘 왜 이렇게, 급박하게 증권업에 뛰어드는 것일까요?
이유는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 일명 자통법 때문입니다.
이 자통법 때문에 오는 8월부터 내년 초까지는 증권업에 대한 신규설립 인가 신청을 받지 못하고 기존 증권사에 대한 재인가만 진행된다고 합니다.
즉, 이번 기회를 놓치면 새로 시행되는 법에 맞춰서 1년 뒤인 내년 2월 이후에 신청해야 한다는거죠.
그렇다면 한발 더 나아가서, 은행이나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현대차 같은 금융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회사들까지 뛰어드는 걸까요?
"자통법, 이제 금융이 대세"
현대차는 증권업 진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자동차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확실한 재원처를 필요로 했고 이를 계기로 새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증권업에 진출하는 다른 은행이나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시너지 효과', '신성장동력'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제 증권업이, 아니 자통법으로 변화되는 금융산업이 '돈'이 된다고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전환'이라는 말처럼 금융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데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성장 가능성은 더욱 더 커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자통법, 금융 시장의 마법사?
약간 샛길로 빠지는 것 같지만, 그럼 자통법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큰 기대를 하게 만드는 걸까요?
자통법의 핵심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자율권을 준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단순하고 동일한 상품에서 벗어나, 고객별, 자산별 맞춤형 상품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인데, 아이디어만 좋으면 누구나 히트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고, 기업은 상품 자체로 큰 돈을 벌거나, 아니면 계열사에게 큰 이익을 줄 수 있습니다.
지금은 각종 규제로 증권업해서 돈 벌기 힘들지만, 자통법이 시행되면 돈 벌 기회가 많아진다는 거죠.
'너도나도'의 부작용은?
다시 돌아와서, 너도나도 증권업에 뛰어드는 상황이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데요.
우선, 앞서 잠깐 얘기를 했지만, 대형투자은행의 출현보다는 한동안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난립해 치열한 영업경쟁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워 질 수 있습니다.
또 인력도 문제입니다. 지금도 쓸만한 사람, 즉 고급인력이 없다고 증권사들이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브로커리지 등에만 매달린 결과기는 하지만요,
앞으로 증권사들만 증가할 경우에는 인력 쟁탈만 하면서 정작 경쟁력은 키울 수 없겠죠.
대형화는 필수
그래서 자통법이 통과되고 얼마안돼서 이런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증권사들이 단순 중개업과 자산운용, 지급결제 등 소매서비스에 편중된 업무구조로 더 확대될 것"
자통법에서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투자은행'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나 시장 논리를 봐도 대형화는 필수입니다.
정부는 우선 대형화를 위해 자산운용업, 투자일임업 등의 벽을 허물어 겸영을 허용하고 현재는 과세 요건까지 낮춰 M&A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시장논리에서 봐도 규모를 키워야 어지간한 투자 위험도 감당하면서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습니다.
왜냐면요, 우선 쌈짓돈인 고유재산 확보가 가능해지는데 이를 통해 영업 기회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언더라이팅 업무, 그리고 M&A 업무 등은 금융회사의 자본 규모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형화는 필수겠죠.
따라서 대형화가 이뤄지지 않은 중소형사의 경우 특화된 업무가 없으면 경쟁에서 내밀리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기존의 증권사들은 자본을 한창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내년, 자통법이 그리는 미래가 환한 대낮일지, 아님 동트기 먼 새벽일지 궁금합니다.
[경제지표]
간밤에 미국 증시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미국의 1월달 소매 판매가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호조에 힘입어 상당히 좋게 나온 덕분이었습니다.
사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소비판매가 0.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0.3% 늘어난 것으로 나왔습니다.
여기에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코카 콜라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의 좋은 실적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12월달 미국의 기업 재고가 월가 예상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왔고 미국 경제 곳곳에 침체의 징후가 짙게 깔려있는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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