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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군 살해 계모 현장검증…'담담한' 범행재연

입력 : 2008.02.13 17:11|수정 : 2008.02.13 17:11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아들 우영진(6) 군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불에 태워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오모(30.여)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13일 오후 경북 경주시 내남면 외동마을 인근 논두렁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씨는 검은 색 니트 상의에 청바지 차림에 야구모자와 흰색 마스크를 쓴채 양 옆에 경찰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오후 2시 30분께부터 한 시간 가량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현장 검증이 이뤄진 곳은 울산과 경주를 잇는 7번 국도에서 약 1㎞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논두렁으로 평소에는 인적이 매우 드문 곳이다.

오씨는 수십 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우군의 시신을 종이박스에 넣어 인근 주유소에서 구입한 1.5ℓ 가량의 휘발유를 붓고 논두렁 가의 폐드럼통에 박스 채 넣은 뒤 폐휴지와 나뭇가지들을 모아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장면을 태연하게 재현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도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눈물을 지어보이기도 했고, 휘발유가 들어있던 빈 페트병을 논두렁 가에 버릴 때에는 경찰이 잘못 알고 있던 페트병의 버려진 위치를 바로잡아주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말을 잇지 못하다가 "영진이에게 미안하다. 평소 그렇게 미워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약간 때렸을 뿐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현장을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은 "텔레비젼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우리 마을에서 생겼을 줄 꿈에도 몰랐다"며 오씨의 비정한 범행 재연 모습을 분노 어린 눈길로 지켜봤다.

한편 울산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오씨에 대해 울산 남부경찰서가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부산대 법의학연구소가 실시한 우군 시신의 부검 결과 내부 장기손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계모 오씨의 폭행 정도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 부분에 대해 보강 수사를 벌이는 한편 공범이 있는지 여부 등도 조사 중이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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