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특검팀이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으로 출발했지만, 삼성 임원들의 한결같은 말맞추기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출범 나흘 만인 지난달 14일,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검찰이 손대지 않았던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을 기습 압수수색했습니다.
연이어 삼성 최고위급 간부들의 자택과 삼성 본관 등 삼성 경영의 심장부를 샅샅이 훑어냈습니다.
비자금으로 구입한 고가의 미술품이 있다는 비밀 장소까지 찾아내 수사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검찰 수사를 토대로 대대적인 계좌추적을 계속해 차명계좌 보유자로 지목된 삼성 전현직 임직원 60여 명을 줄줄이 불러들였습니다.
그러나 소환자들은 '차명계좌가 아닌 내가 동의한 계좌'라며 짜맞춘 듯 답변했고, 삼성 직원들은 압수수색 현장에서도 대담하게 전산 자료를 삭제하는 바람에 특검팀은 증거 확보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증거 인멸 혐의로 임직원 2명을 형사입건한 것이 지금까지 특검팀의 유일한 외형적 성괍니다.
때문에 특검팀은 이번 설 연휴를 기점으로 수사의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차명계좌 명의자들 가운데 비자금 조성과 관리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임직원들을 골라내 형사 처벌할 계획입니다.
고가 미술품들을 무슨 돈으로 샀는 지에 대한 답도 내놓을 계획입니다.
또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4건의 고소·고발 사건의 피고발인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관/련/정/보
◆ 삼성특검 "200명 넘게 '차명'…일부 물증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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