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백내장 수술받은 독거노인들 '설레는 설'
"예전에는 명절이 더 외롭고 힘들었지. 눈도 뿌옇게 돼 자식손자들이 어렵게 찾아와도 잘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이번 설엔 또렷하게 볼 수 있게 됐어.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어"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 있는 월 5만원짜리 단칸방에 홀로 세들어 사는 김영철(83.가명) 할아버지는 지난달 말부터 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0년간 백내장을 앓아 세상도, 자식손자들도 뿌옇게만 보였는데 지난달 말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받아 다시 세상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는 백내장 때문에 밥상에 있는 수저와 반찬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 재떨이를 찾지 못해 담뱃재를 방바닥에 떨어뜨려 불이 날 뻔 한 적도 있다.
김 할아버지는 50만원이면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수술은 꿈도 꾸지 못했다. 우울증에 자살충동까지 느꼈다.
"작년 추석까지만 해도 명절이 되면 신세가 더 처량해졌어. 동사무소에서 가져다 준 떡국 한 그릇 먹으면 그뿐이었지. 자식하고 손자들도 형편이 어려워 못 내려오고 온다해도 눈이 흐릿해져서 잘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이번 설엔 자식손자들도 온다고 하니 죽기전에 얼굴이나 실컷 봐야겠다"며 김 할아버지는 밝게 웃었다.
김 할아버지 말고도 부산 사상구에 사는 독거노인 30명이 최근 새 빛을 얻었다.
부산 사상구청이 부산낙동로타리클럽의 후원을 받아 '맑은 눈.밝은 꿈' 희망나눔사업의 하나로 이들에게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해줬기 때문이다.
구청 관계자는 "노인분들이 백내장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는데 무료로 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해 매우 기뻐하신다"며 "새 빛을 얻은 것이 노인들께는 가장 큰 설 선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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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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