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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미완의 에버랜드 사건' 종지부 찍나

입력 : 2008.01.29 14:40|수정 : 2008.01.29 14:40


삼성 특검팀이 29일 `에버랜드 사건'의 피고발인들을 조사해 사건을 처리할 계획을 분명히 함에 따라 그동안 미완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아 온 이 사건이 특검 수사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에버랜드 사건은 피고발인이 33명이지만 2명만 재판을 받은 상태이고 나머지 피고발인은 분리 결정이 나서 처리되지 않은 상태다. 그 사건을 처리하는 것도 특검의 임무다"라고 말했다.

이는 특검팀이 최장 105일이라는 수사기간 내에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 핵심 피고발인들의 혐의 유무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에버랜드 사건은 에버랜드 주주였던 계열사들이 자신들에게 배정된 CB 인수 권리를 포기하고 싼값에 이재용 전무에게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에버랜드의 지분관계가 그룹 지배권을 좌우하는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를 감안하면 이 사건이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의 핵심이 되며 특검팀이 규명에 나선 여러 의혹들 중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앞서 검찰은 일단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인 허태학·박노빈 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수사를 일단락 지었지만 일부 핵심 피고발인들에 대한 처리는 뒤로 미뤄놓은 상태였다.

이 사건 피고발인 33명 중 32명을 모두 조사했고 이 회장의 경우 소환에 대비한 조사서까지 만들어 놓았지만 결국 허·박 씨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까지 기다리기로 했던 것.

대법원에 사건이 넘겨진 상태에서 출범한 특검팀은 이달 16일 해당 재판기록 사본을 받아 검토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준비해 왔다.

특히 김용철 변호사가 검찰 조사 및 재판에서 관련자 증언과 증거가 모두 조작됐다고 의혹을 제기한 부분도 함께 규명하기 위해 검찰 수사기록과 공판 조서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웅 특검도 에버랜드 사건의 쟁점 중 하나인 CB 가격산정 방식을 놓고 고민하는 등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조만간 관련자 소환 조사를 시작으로 이 사건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주부터 에버랜드 주주였던 계열사 임원들과 이 사건을 주도했다고 지목된 그룹 전략기획실 당시 실무자 등이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부가 에버랜드 CB 헐값배정의 불법성을 인정했는데도 끝내 소환되지 않았던 이 회장과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던 이학수 부회장 등 핵심 피고발인들에 대한 조사도 수사 기간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의 의혹이었지만 전·현직 회사 경영진만 기소되는 등 '빈구석'이 컸던 에버랜드 사건을 특검팀이 주어진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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