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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이 통폐합 반대하는 정부부처들은?

입력 : 2008.01.28 18:18|수정 : 2008.01.28 18:18

인수위안 각론 비판…거부권 행사여부 기준 될 듯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정부조직개편안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직 인수위안이 담고 있는 개별 부처의 통.폐합 내용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개진했다.

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인수위안이 기조로 삼고 있는 대 부처주의에 대해서는 "장관 혼자서 그 많은 일을 다할 수 없다"며 결국 한 부처에 업무별로 여러 담당장관이 생겨나고, 오히려 정무직까지 늘어나게 돼 '작은 정부'로 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다른 부처로 통.폐합되는 부처 중 통일부, 정보통신부, 여성부, 과학기술부와 신설 기획재정부로 흡수되는 예산기능에 대해 중점 거론했다.

하지만 통폐합 대상으로 자신이 장관을 지냈던 해양수산부나 폐지될 운명의 국정홍보처, 또 슬림화되는 청와대 비서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이 인수위안에 반론을 제기한 통폐합 부처들은 "참여정부의 철학과 전략이 담긴 조직"들로서 향후 노 대통령이 정부조직법안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가름할 중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예산 기능의 경제부처 독립 필요성 = 노 대통령은 예산기능을 담당하는 예산처가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로 흡수되는데 우려를 표했다.

예산 기능이 경제부처로 통합되면 예산구조가 변화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은 축소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경제부처는 경제계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부처는 시민적 권리를 대변한다. 그런데 부처간 협의를 해보면 언제나 경제부처의 목소리가 사회부처의 목소리보다 컸다. 좌파정부라는 소리를 듣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언론, 정계 모두에서 재계의 목소리, 경제논리가 큰 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사회부처 예산이 꾸준히 증액되어 온 것은 예산기능이 경제부처로부터 독립해 이었기 때문이었다는 게 노 대통령의 인식이었다.

▲과학기술혁신체계 유지 필요성 = 이번 개편으로 과학분야와 기술분야가 분리된 채 현재의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로 흡수통합되는 과학기술부의 운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학기술부가 생기고 나서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분석해봤느냐"고 반문하며 "지금 한국의 과학기술혁신체계가 국제적으로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들어 본적이 있느냐"고 인수위에 물었다.

인수위안은 과학기술부의 부총리급 격상과 과학기술혁신본부 신설을 통해 참여정부가 구축해 놓은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퇴보'라는 게 노 대통령의 주장이다.

▲여성부 존속 필요 = 노 대통령은 "보육과 가정교육의 중요성, 가족의 가치를 살려보자고 여성부의 업무로 해놓았던 것"이라며 여성가족부의 확대 개편 이유를 설명하며 "여성부에서는 귀한 자식 대접 받던 업무가 복지부로 가면 여러 자식 중 하나, 심하면 서자 취급을 받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통일부-외교부의 분리 필요성 = 노 대통령은 통일부가 국회 논의과정에서 존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지만 통일부 업무의 실질적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통일부는 북한을 잘 알고, 외교부는 국제관계와 미국을 잘 안다. 지난 5년 내내 통일부와 외교부는 북핵 문제나 남북협력, 북한 인권 등의 여러 문제에서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참여정부에서는 청와대가 이를 조정했다"며 "두 부처가 합쳐지면 부처내에서 장관이 이를 조정하게 될 것이고, 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과연 이런 사안이 부처내의 조정업무, 장관급의 조정업무가 되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통부 존속 강조 = 산자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기능이 분산 흡수되는 정보통신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정통부가 없었더라면 우리 정보통신기술이 세계 일류가 되었겠느냐. 앞으로 정통부가 없어져도 우리의 정보통신기술이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반론을 제기했다.

▲국가균형발전위 폐지반대, 인권위 독립성 확보 = 위원회 조직중 두 조직에 대해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균발위는 여러 지역,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균형발전특별회계사업을 심의조정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이런 사업은 어느 특정부처의 사업이 아니고 모든 부처에 다 걸리는 일인데 균형위를 없애고 나면 어느 부처에서 이런 일을 할 것이냐. 균형발전정책은 사실상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위상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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