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행! 일본을 잘 아는 우리가 이끈다."
베이징올림픽 남녀 핸드볼 아시아예선 재경기를 앞두고 있는 일본이 한국의 전력을 면밀히 분석하고 특정 선수에 대한 밀착 마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지일파(知日派)들이 앞장서서 일본전 필승에 한 몫 거들고 있다.
29일 먼저 경기를 치르는 여자대표팀에는 사령탑인 임영철 감독부터 대표적인 지일파다.
1980년대 도쿄체대에서 8개월 정도 코치 생활을 했던 임 감독은 일본 스타일을 꿰뚫어 보고 있다.
여기에 일본 여자실업 히로시마 메이플레즈에서 선수를 거쳐 플레잉 감독까지 14년 동안 활약하고 있는 임오경(37) 감독이 통역으로 대표팀에 가세했다.
최근 일본 핸드볼 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임오경 감독은 "일본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하체가 부실하고 수비가 약하다. 우리는 유럽을 상대할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해야 하고, 수비 시에는 밀착 전진수비보다는 체력을 안배하면서 뒤로 처진 수비를 해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직접 코트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도 일본 리그를 경험한 이들이 많아 큰 도움이 될 전망.
대표팀 에이스인 오성옥(36.오스트리아 히포)도 임오경 감독과 함께 아테네올림픽 이후 2년 간 히로시마에서 선수로 뛰었고, 최임정(27.덴마크 아르후스) 대신 대표팀에 합류한 노장 홍정호(34)는 현재 일본 오므론에서 활약 중이다.
남자 대표팀도 일본을 아는 이들로 가득하다.
먼저 대표팀 주전 백원철(31)과 이재우(29) 콤비는 일본 남자 실업 다이도스틸에서 용병으로 뛰고 있다.
일본 선수들과 오랫동안 어깨를 부딪치며 경기를 해왔기 때문에 상대 선수 스타일부터 전술까지 낱낱이 꿰고 있다.
김태훈(45) 감독은 일본 경험이 없지만 '83학번' 동기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남자 실업 코로사의 박영대 감독이나 여자실업 부산시설관리공단의 오용기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 실업팀에서 수년간 뛰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김 감독이 전술을 짜는데 힘을 실어줬다.
20년 넘게 올림픽 출전권을 한국에 빼앗겨 온 일본은 홈에서 열리는 재경기에서 이겨 베이징에 입성하겠다는 각오로 한국 대표팀 전력 분석에 열중하고 있다.
남자대표팀 거포 윤경신(35.독일 함부르크)을 전담마크할 수비수를 새로 대표팀에 뽑으며 한국전을 대비하고 있다.
여자의 경우 한국 대표팀의 허순영과 최임정(이상 덴마크 아르후스)이 합류하지 못하고 김정심(용인시청), 홍정호가 대신 뽑힌 것에 대해 일본 언론은 전력이 약화됐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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