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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바람에 독극물까지…불안한 철새의 낙원

박수택

입력 : 2008.01.27 20:40|수정 : 2008.01.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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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강원도 철원이 철새 덕분에 국제적인 생태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어제(26일) 전해드렸습니다. 하지만 거세게 밀려드는 개발 바람에 철새의 낙원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철원 철새 보호 지역에서 경지정리공사가 한창입니다.

암반까지 깨뜨리는 날카로운 소음이 들녘에 울려 퍼집니다.

[한국농촌공사 철원지사 : 논 1배미당 용수로도 하나, 배수로도 하나씩 다 들어가는 거죠. 주민 90% 이상이 동의해 주셔서 경지정리를 하게 된 거예요.]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긴다는 의심 때문에 모이주기도 사그라졌습니다.

올해 철원에서 천연기념물 202호 두루미 수는 5백80마리 남짓으로 최근 6년 사이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이기섭 박사 : 과거에는 (두루미가) 가장 많이 오던 지역입니다/ 계속 4년 동안 공사를 해오다 보니까, 올해 먹을 것까지 없으니까. 더이상 있을 이유가 없어져 버린 거죠.]

한겨울에도 샘물이 솟아 들판을 적셔주고 야생동물 쉼터 노릇을 하던 이 고장의 명물 '샘통'도 대부분 메워져 사라졌습니다.

소중한 물의 근원이랄 수 있는 이 샘통 옆의 돌틈에 이렇게 농약병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내용물도 들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독수리가 죽은 채 발견되는 사건까지 벌어집니다.

[철원 조류보호협회 회원 : 독극물을 먹은 것이 죽었고, 죽은 것을 다시 먹어서 결과적으로 사고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네요.]

사람이 놓은 독극물에 자연의 '먹이사슬'이 '죽음사슬'로 변했습니다.

강원도는 인구 27만 규모의 남북교류협력중심도시와 산업단지 건설을 철원 민통선 안팎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땅 투기 바람이 거셉니다.

[니얼 무어즈/새와 생명의 터 대표 : 아직도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자연을 보전할 생각이 없으면, 정말, 자연에는 미래가 없어요.]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로 떠오르는 강원도 철원이 개발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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