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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삼성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검의 수사결과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수준은 낮습니다. 수사대상이 바로 살아 있는 두 권력, 곧 한국 최고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이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는 권력에 칼끝을 겨누기도 어렵고, 반대로 아무 일도 안했다는 여론도 부담스러운 특검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지난 10일 SBS 뉴스는 헌법재판소가 이명박 특검법 중 참고인 동행 명령제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림으로써 중요 참고인이 소환에 불응하고 버티면 신속한 수사가 어렵게 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삼성 특검 쪽에서도 헌재의 결정으로 동행명령제가 효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또 많은 의혹 중 범죄가 되는 내용만 수사하겠다는 삼성 특검의 입장을 전하고, 검사들을 상대로 벌였다는 이른바 '떡값 로비' 의혹 등도 수사 단서가 될 정도의 근거가 나오지 않으면, 수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특검이 이건희 회장 집무실인 '승지원'과 주요 임직원들의 자택 및 별장에 대해 동시에 압수수색을 벌인 14일 SBS 뉴스는 압수수색을 해보니 예상했던 대로 삼성이 사전에 철저히 대비한 것 같다는 특검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가 전하는 특검 쪽의 분위기는 수사가 만만치 않은 벽에 부딪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SBS 뉴스를 비롯한 대부분 언론의 압수 수색 보도는 삼성의 심장부가 압수 수색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뉴스는 삼성이 성지처럼 여기는 승지원에 대한 특검팀의 전격 압수 수색에 삼성 그룹은 당황해 하고 있으며, 전에 없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또 삼성의 일각에서는 이 회장 일가의 특검 출석이 불가피해 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음 날인 15일 특검이 이 회장 자택과 그룹의 심장부로 불리는 전략기획실을 압수 수색하자 뉴스는 "전략기획실 압수 수색은 삼성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는 말로 압수 수색 사실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16일 SBS 뉴스는 이틀에 걸친 대규모 압수 수색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삼성이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폐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 조간신문의 보도가 나오고 있었던 상황에서도 SBS 뉴스가 압수 수색의 성과를 기대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삼성의 성역과 심장부에 대한 특검의 압수 수색은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이후 80일, 검찰 특별 수사본부가 삼성증권에 대해 압수 수색한지도 45일이나 지난 뒤에 이뤄졌습니다. 삼성이 이 긴 기간 동안 압수 수색에 대비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입니다. 삼성에 대한 특검의 압수 수색이 소리는 요란했지만, 빈 수레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예상되었던 일입니다. 뉴스는 이 점을 지적했어야 합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정부 내의 중복된 기능을 없애고, 작으면서도 유능하고 실용적인 정부를 지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에 이 개편안은 인수위가 설명하지 않은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총리실의 기능이 축소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대변화에 맞춰 정부의 역할을 특히 강조하기 위해 설치되어 왔던 몇 개 부처를 통폐합시켰다는 것입니다. 지난 16일 SBS 뉴스는 책임총리제가 사실상 폐지되었지만, 총리실의 역할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인수위의 설명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뉴스가 나열한 총리실의 역할은 규제개혁과 사회 갈등, 사회 위험관리 등의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국정전반의 조정기능이 없어진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명박 당선자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총리는 세계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할 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새 정부에서 총리가 할 일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은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뉴스의 설명이 없었습니다.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안은 통일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반영한 통일부와 양성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정책 의지를 담은 여성가족부, 시민사회의 여론수렴 창구였던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의 통폐합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강조된 정책방향을 반영하는 기구들인데, 이번 개편안은 이미 이루어진 변화를 대부분 원위치로 돌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독립성을 강조했던 국가인권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바꾸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뉴스는 이와 같은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의 핵심적인 쟁점을 분명히 가려, 그동안 어렵사리 도달한 변화를 되돌리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의제를 제시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뉴스는 통폐합 당하는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반발에만 초점을 맞추고, 정부조직 개편이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을 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특검은 '성역 없는' 압수 수색을 통해 국민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만, 뒤늦은 압수 수색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뉴스는 살아있는 권력과 국민여론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는 특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야 합니다. 뉴스는 또한 정부조직 개편으로 지금까지 시민사회가 이룩한 성과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분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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