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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융쇼크에서 찾는 위기와 기회

정명원

입력 : 2008.01.17 09:13|수정 : 2010.01.06 15:06


코스피 지수가 196년 역사상 최악의 분기별 손실을 낸 씨티그룹 쇼크로 1700선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경제에 대한 걱정때문입니다.

미국 경제에 불안을 느낀 외국인들이 일단 현금을 보유하려고  공격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는 거죠.

어제(16일)만 사상 2번째 규모인 1조원이나 팔았고 올들어 벌써 3조 7천억원 넘게 주식을 팔았습니다.

한때 우리 증시의 44%를 차지했던 외국인 비중도 이제 7년만에 30%까지 떨어졌는데요.

우리 증시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증시 대부분이  외국인 매도 공세로 급락했고, 우리 중국펀드가 주로 투자한 홍콩 증시는 5% 넘게 추락했습니다.

코스피 같은 경우 올해 이틀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는데요. 

 외국인들은 그동안 많이 올랐던 종목과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미 수출주들을 집중적으로 팔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하락장에서도  국내 주식형 펀드로 돈이 계속 들어와 70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보면 주가 하락이 과도한 측면도 있는데요.

그만큼 시장에 퍼져있는  심리적 불안감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결국 미국 경제입니다.서브프라임 사태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이제는 실물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우리 증시를 포함한 세계 증시 추이도 결국 이달 말 미국이 추가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 등으로 시장을 어떻게 달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가 미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외환위기로 IMF로부터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월가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 국부펀드인 한국 투자공사가 20억 달러를 투자하는 메릴린치는 미국의 4대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 지분인수로 한국투자공사는 5대 주주가 되는데요.사모펀드를 빼면 실질적으론 싱가포르 국부펀드에 이어 2대 주주입니다.

투자금에 대해 연 9%씩 배당을 받고,  2년 9개월이 지나면 지분을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바꾸는 조건인데요.

우리 외환보유고와 외국환평형기금 일부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는 사실 그동안 선진국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는 소극적인 행보를 했습니다.

이번 투자에 대해서도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 그럴 능력이 되느냐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수익률도 연 7%에 불과했는데요.

반면 싱가포르 국부펀드 같은 경우 적극적인 투자로 연간 평균 17%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우리가 메릴린치로부터 받는 연 9% 배당은 지난해 우리 수익률보다 높은 이자고,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물론 카드 빚 문제까지 있는 씨티그룹에 비하면 투자 위험성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요.

이때문에  미 금융 위기가 진정된 뒤 지분을 팔 경우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출로 번 달러를 쌓아놓고 있는 중국이나 원유를 팔아 돈을 번 중동의 국부펀드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달러 가치가 떨어지자 금융 상품 대신 아예 미국 금융회사 인수에 나서고 있는데요.

미국의 위기로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그만큼 기회도 열려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