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2년2개월만에 100엔당 880원대로 급등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엔화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원화 가치는 약세 통화인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지속될 경우 원.엔 환율은 900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 원.엔 환율 18원 폭등..외국인 이탈 =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18.00원 급등한 885.80원을 기록했다.
2005년 11월 10일 887.30원 이후 2년2개월만에 최고수준이며 880원대로 진입한 것은 2005년 11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원.엔 환율이 단기 급등한 것은 일본 엔화가 초강세 행진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원화는 초약세 통화인 달러화에 대해서 조차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세계적 신용경색 여파로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우리나라 등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거래가 빠르게 청산되면서 강세를 띠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6일 114엔대였지만 이날 한 때 미국 씨티그룹의 실적 부진과 국제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씨티그룹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 영향으로 105엔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원화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에 따른 주가 급락 여파로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국내 주식을 1조 원이나 팔아치우는 등 올들어 3조7천억 원이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940원대 상승을 견인했다.
◇ 원.엔 900원대 진입 전망..원.달러 상승은 제한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세계적 신용경색에 따른 엔캐리 청산과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고 있어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엔화 초강세가 이어지는 한 원.엔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엔화대출자들의 환위험 관리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홍승모 과장은 "엔.달러 환율이 108엔선을 뚫은 이후 103엔까지 특별한 지지선이 없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원.엔 환율은 9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은 매물 부담때문에 작년 저항선으로 작용한 952원선을 뚫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원.엔 환율은 엔화가 달러화를 대신할 안전자산으로 지목되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900원대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경우 수출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조선업체 등의 매물 영향으로 추가 상승을 제한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 과장은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주식매도세와 투신권의 환헤지 해지 움직임 등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일시적 수급 불균형 요인이 해소되면 930원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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