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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삼성 심장' 본관 압수수색은 압박 카드

입력 : 2008.01.15 14:27|수정 : 2008.01.15 14:27

핵심부서 밀집 '안할 수 없는 곳'…27층 '비밀금고' 실체 확인 주목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67) 특별검사팀이 15일 삼성 본관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검은 전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이자 그룹의 '성지'로 간주되는 승지원을 포함,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등 핵심 수뇌부 임원들의 자택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었다.

◇ 본관은 그룹의 '심장'…실효성 없어도 '압박' = 삼성그룹의 '심장'이자 상징적 건물인 본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미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가 진행될 때부터 예상됐던 조치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수사에서 삼성측이 본관에 남아있는 중요 자료를 폐기하고 관련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실효성이 낮은 본관 대신 삼성증권과 전산센터 2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측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중요 자료를 빼돌리거나 폐기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직원들을 동원해 자료를 폐기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되기도 했다.

삼성 특검팀도 이 점을 의식, 첫 압수수색 장소로 본관이나 계열사가 아닌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과 이학수 부회장 등 핵심 임원들의 사무실을 택해 '상징성'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리의 삼성'으로 불릴 정도로 치밀한 업무처리를 자랑하는 삼성의 성격상 중요자료 확보를 기대하는 것은 어차피 힘든 만큼 일종의 '시위용·압박용'으로 본관 압수수색 카드를 빼들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 본관 압수수색의 의미를 마냥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본관은 삼성그룹의 중요 부서가 모여있는 '핵심'이라는 점에서 검찰에 이어 특검까지 한 번도 압수수색을 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얽힌 '삼성 의혹' 수사를 끝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큰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존재인 만큼 특검 수사의 의지를 보여주고 '망외소득'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번째 압수수색 대상으로 선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 핵심조직 첫 압수수색…비밀금고 여부 '주목' = 특검의 압수수색에서 주목할 점은 전날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에 이어 15일 본관 전략기획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사상 처음이라는 점이다.

전략지원팀과 기획홍보팀, 인사지원팀 등 이 회장의 '친위부대'가 소속된 핵심 부서인 전략기획실과 각종 법률적 분쟁의 최일선에서 전략을 짜는 법무팀까지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특검팀은 이 회장 소환 등 향후 수사시 '대등한 입장'에서 방어를 펼칠 전략기획실과 법무실을 선제공격, 기세를 꺾은 셈이다.

또 다른 주목 대상은 '27층 비밀금고'의 존재 여부다.

김용철 변호사는 기자회견 등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삼성은 계열사별로 조성할 비자금 규모를 할당해 각 계열사 임원들에게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으며, 이 같은 비자금은 27층 김인주 사장 사무실 앞에 위치한 접견실 옆에 있는 재무팀 관재파트 담당 임원의 사무실 내부에 있는 비밀금고에 모인다"고 주장했었다.

비밀금고 및 관련 물증의 존재 여부는 삼성 의혹의 핵심 중 하나인 '불법 비자금 조성 및 관리'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는 단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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