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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공부 잘하는 약? '약물의 늪'에 빠진 고시촌

김형주

입력 : 2008.01.13 20:25|수정 : 2008.01.1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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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사법시험을 한 달 앞둔 요즘 서울 대학가 고시촌을 중심으로 이상한 약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데, 무서운 부작용이 뒤따른다고 합니다. 

김형주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3년째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신 모씨는 6개월 전부터 하루에 한 알꼴로 메틸페니데이트란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잠을 쫓고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소문난 약입니다.

[신 모씨/고시생 : (복용한 지) 6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로스쿨 발표되고 나서 슬럼프에 빠져서 공부 안 되더라고요.]

이 약은 원래 뇌 손상 환자나 주의가 산만한 어린이들을 치료하는 데 쓰는 약입니다.

그런데, 공부 잘하는 약으로 통하면서 고 3 수험생들과 고시생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 00약국 : 한 달에 (약을 구하는 고시생들이) 몇 명 있어요. 강남지역 약국들은 약을 많이 파니까 말이 많아요.]

전문가들은 이 약이 코카인, 필로폰과 비슷한 계열의 각성제로 환청, 환각 같은 정신분열증세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불리는 메틸페니데이트입니다.

잘못 복용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는 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용 쥐에게 투약해봤습니다.

투약한 지 10분 뒤 활발하게 움직이더니, 30분 뒤에는 휘청거리기 시작합니다.

환각 효과 때문입니다.

이 약은 뇌신경을 흥분시켜 맥박이 빨라지면서 심장에 무리를 주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4년 동안에만 25명이 이 약을 복용하다가 갑자기 숨진 사례가 발생해 주의약물로 지정해 놓고 있습니다.

[김정훈 교수/연대 의대 생리학과 : 우리 몸에 과량으로 들어오게 되면 호흡곤란증을 야기할 수도 있고, 우울증이나 식욕 감퇴, 그리고 이것을 장기 복용하게 되면 약물 중독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병원은 잠 쫓는 약이 필요하다고만 해도 이 약을 처방해 줍니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 00병원 : 약 자체가 요주의 약이기 때문에 이건 사실 편법
적인 투약이에요.]

일부 약국들은 한술 더 떠 처방전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해주기도 합니다.

허술한 약품관리 체계 속에 고시준비생들이 위험한 약물의 늪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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