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이 78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젊게 사는 건 젊은 작가들 책을 읽고 영화도 보고 하면서 감수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 그래도 선생님이 문학적인 재능을 타고나셨겠지요?
물론 후배라든지 문학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창작의 방법에 대해서 물어보고 또 그래요. 뭐 그럴 땐 그냥 타고난 것이 더 많다고 말합니다.(웃음)
<친절한 복희씨>를 보면 순 우리말도 나오고 요즘은 잘 안쓰는 '얕얕이' (심지어 사전에도 안 나옵니다)같은 낱말들이 꽤 나옵니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단어들은 찾아내시는지 궁금했습니다.
▲ 일부러 찾으시는건가요? 아니면 자주 쓰시는 어휘들인가요?
제가 많이 쓰던 어휘입니다. 근데 제가 많이 쓰던 어휘라도 사전에서 찾아서 없으면 잘 안 씁니다. 근데 사전에도 있는데 거의 안 쓰는 것이 많고, 많이 쓰는 어휘인데도 사람들이 그 뜻을 확실히는 모르지만 읽으면 감각으로 오는게 있잖아요. 그런 단어는 사라지면 안되겠다, 그래서 쓰지요.
▲ 소설을 쓰다가 상황에 꼭 맞는 적확한 단어를 발견했을 때 어떠세요?
어떤 이야기를 써야겠다, 이런 거는 지망생이라면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고 보통 사람들도 다 가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퍼즐 맞추는 것을 할 때 어느 한군데 적절한 단어가 들어감으로써 단어라든가 문장 하나가 들어감으로써 그 전체의 글이 살아나는게 있습니다. 그런 거가 안찾아질 때는 스토리가 다 완성됐다고 해도 그걸 찾기 위해서 굉장히 자꾸 그거를 하지요.
(박 선생님 말씀을 정리하다보니 '그거'가 거의 '거시기'와 같이 쓰이는군요^^)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하고 또 남의 글도 읽고 특히 그럴때는 남의 시집같은 것 제가 좋아하는 몇몇 시집을 많이 읽습니다. 좋은 수필이라든가 좋은 시 같은 것을 읽으면 나한테 막혔던 어떤 언어 감각이 살아나는 것. 퍼즐을 맞출 때 하나 잊어버렸던 것을 찾아서 거기 쫙 넣어서 그 그림이 완성되면 얼마나 기쁜거나 마찬가지로 조그만 말 하나가 그 소설 전체를 살리는 맛이 있지요.
▲ 선생님도 영감이 안떠오르면 남의 것도 보시고 그러시는군요?
네, 거기서 뭘 가져와야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소설로부터 떠나 있고 싶다는 생각, 뭐 집안 청소를 한다거나 뭐 이런 것도 하지만 그냥 내가 쓰던 글을 일단 막혀있을때는 접어두고 남의 좋은 것을 읽는다, 그럴 때 소설보다는 아주 잘된 문장의 수필이나 시가 좋습니다. 제 방법이예요 그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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