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앞으로 남겨진 유서라도 유서 작성자가 살아있는 동안 동의없이 가져갔다면 절도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유서 작성인이 사망하기 전 몰래 유서를 가져갔다가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모(45)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알루미늄제품 판매사 구매팀 차장 김모(45)씨는 2005년 6월 29일 오후 5시께 울산시 남구에 위치한 하청업체 사장 최 모 씨의 사무실에서 최 씨가 자금난을 비관해 자살하기에 앞서 자신 앞으로 남겨둔 유서를 찾아내 가져갔다.
그로부터 8시간 뒤인 30일 오전 1시께 최 씨는 노트에 '김00, 저승에서 보자. 유서 숨긴다고 될 것 같냐' 등의 내용을 적은 뒤 자살했으며, 이후 김 씨는 최 씨 전처의 신고로 절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비록 피고인 김 씨 앞으로 작성된 유서라 하더라도 작성자가 살아있는 동안 허락없이 유서를 가져갔다면 절취의 범의나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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